與 '25만원 지원금' 대신 '티메프 피해자 지원' 주장에…野 "용산 이전비나 아꼈어야"

"고통받는 약자부터 챙겨야" vs "티메프는 정부 책임" 대립 "양당 모두 얄팍한 수싸움 멈추고 국난 타개해야" 비판도

2025-08-04     이설아 기자
오세훈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을 단독 처리한 것에 대해 여권 일각에서 해당 예산으로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 피해자들을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대통령실 이전 예산'이나 '서울시 대형 태극기 설치 비용'만 아꼈어도 충분했다며 맞섰다.

4일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권이 눈 앞에 아른거리니 이성을 상실했냐"며 "25만원 민생지원금과 티메프 소상공인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느냐. 티메프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당연히 구제해야 마땅하지만 민생지원금과는 성격이 다른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 의원은 "(티메프 사태는) 사기 피해인데 왜 전국민 민생지원금(혈세)으로 갚아주나"라며 "국회 산자중기위와 정무위에서 밝혀지고 있는 바에 의하면 티메프 사태는 정부나 지자체의 공동책임이 인정될 여지도 있다. 그 경우는 더더욱 민생지원금으로 퉁칠 것이 아닌 정부나 지자체의 책임을 철저히 따져 물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기 피해에 대해 책임을 묻고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구제하는 문제와 보편적 복지의 일환으로 행해지는 확대재정정책은 전혀 성격이 다른 문제"라며 "청와대 용산 이전비용 600억원과 최근 서울시가 광화문에 설치하겠다며 예산을 책정한 100억원을 소상공인에게 지원하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생지원금은 소상공인들에게 쓰여 돈이 돌기라도 하지 대형태극기에는 쓰고 나면 없어지는 돈"이라며 "남의 눈에 티끌보다 자기 눈에 들보부터 봐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힐난했다. 이는 전날 오세훈 시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전국민 25만원 뿌리 돈이면, 티메프 피해 영세 소상공인 지원부터 나서자"고 주장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오 시장은 "지금이라도 현금 25만원 살포 법안을 철회해야 한다. 어려운 국민부터 보듬기 위해 마련된 복지 재정을 가진 사람들의 지갑을 채워주는 데 쓰겠다는 논리"라며 "지금이라도 현금 25만원 살포 법안을 철회하고 당장 고통받는 약자의 삶부터 챙기자"고 말했다. 특히 '약자'의 일환으로 '티메프 사태'로 피해를 본 영세 소상공인을 언급한 오 시장은 "차제에 여야가 약자를 위한 '핀셋 복지'에 대한 논의에도 착수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서울시가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해 도입한 정책인 '약자와의 동행'에 민주당의 동참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여야 설전을 '얄팍한 정치적 수싸움'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민규 개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은 악화된 재정건전성에 더욱 부담을 주는 '악법'으로 오늘의 빚을 내일로 떠넘기겠다는 조삼모사 식의 단편적인 접근"이라고 논평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여야의 입장 차가 극명한 만큼 국회에서 통과된 해당 법안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다시 국회로 돌아와 재표결 절차를 거친 후, 폐기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의 좁혀지지 않는 '세 번째 평행선'이 완성될 공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거부권을 전가의 보도처럼 남발해온 대통령에게도 분명한 책임이 있다. 이런 상황을 정치적으로 악용하여 국민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악법을 억지로 통과시키려는 민주당도 역사 앞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양당 모두 미래세대는 안중에도 없는 얄팍한 수싸움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 국난 타개에 힘을 모으자"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