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태풍 3중고…추석 농산물 물가 아찔
농림축산식품부 연일 대책회의 이어가 지난해보다는 상황 좋을 것으로 예상
2024-08-05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우기에 가까운 장마와 찜통 폭염이 동반된 농산물 가격 폭등 우려가 추석 물가로 향하고 있다.
5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세종 정부청사에서 농산물 수급 및 생육 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다. 오는 12일까지 일최고기온이 33도 내외로 극심한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7월 소비자물가조사 결과 농축산물 소비자 물가는 전월 대비 1.2%,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했다. 신선식품 물가는 지난해보다 7.7% 올랐고,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은 하락했지만 체감물가는 여전히 부담이 큰 상황이다. 다음 달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들은 성수품 가격 급등에 대한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이상기후로 매년 명절마다 과일∙채소 가격이 급등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은 기후변화로 한달 이상 이어진 장맛비에 이어 폭염이 이어진데 이어, 태풍도 예보됐다. 장마가 시작된 지난 6월 평균기온은 22.7도로 평년보다 1.3도 높아 지난 197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올해 장마철 누적 강수량, 강수일수도 평년보다 많았다. 장마가 끝나자 높은 습도와 33도 안팎의 폭염이 시작됐다. 8월 하순까지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사상 최악의 폭염이 예보됐다. 뜨거운 날씨에 과일 채소는 생육이 어렵고, 정상적으로 출하가 되더라도 이송 과정에서 녹아버리는 경우도 있다. 8월 중순이 넘어가면 태풍도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농산물 피해가 더 크다. 지난해 추석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의 물가 대응 예산을 편성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통합 670억원의 예산 가운데 102억원을 농협에 투입하고 농협 자체 예산을 통한 할인에 정부 할인쿠폰을 더해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물가 안정 체감도는 낮다는 질타를 받았다. 정부는 명절을 맞아 단기적인 수급 불안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추석 이후 전기요금과 우윳값이 연이어 인상됐고, 연말까지 이어진 물가 상승에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부는 올해는 전년 대비 상황이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농축산물 물가의 상승세가 전체 소비자물가와 비교하면 훨씬 높지만, 3월 13.1%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4월 12.0%, 5월 9.8%, 6월 7.3%로 둔화세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제철 과일 물가가 상당히 안정됐다. 제철인 복숭아와 참외는 전월보다 각각 24.5%, 24.2% 하락했고, 사과는 7월부터 햇사과가 나오면서 가격이 제 자리를 찾고 있다. 전년 생산 물량이 유통되고 있는 배는 아직 가격이 높지만, 올해 생육 상황이 양호해 햇배 출하가 시작되는 8월 이후에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수확기까지 고온, 태풍 등 기상변수, 병충해 등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또 정부는 농식품 물가 안정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무·배추 선제적 방출, 재해 피해 신속 복구, 제철 과일 판매촉진도 추진한다. 채소류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가 역대 최대로 확보한 무·배추 가용물량 2만8000t(무 5000t, 배추 2만3000t)을 방출하고 있으며 부족 시 최대 하루 300t까지 방출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배추 소비자가격 안정을 위해 7월 말부터 대형마트에 직공급도 추진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추가적인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상추와 깻잎은 복구 및 재정식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8월 중순에는 공급량이 회복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농산물 소비자 물가는 둔화세에 들어섰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 이른 상황이고, 추석 명절에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 일시적으로 가격이 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