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하반기도 '로또청약' 광풍 예고
강남 노른자 분상제 단지들, 분양시점 저울질 과열 원인 놓고 現·前 정부 책임 분석 엇갈려
2025-08-05 권한일 기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8월 첫 주부터 올 연말까지 강남 일대에서 당첨 시 높은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아파트 단지들이 잇달아 분양을 앞두고 있어 '로또 청약' 광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5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42대 1로 2020년 10월(58.7대1) 이후 가장 높았다. 신반포 15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펜타스(527대 1, 삼성물산 건설부문 시공)를 필두로 공덕1구역 재개발 단지인 마포 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164대 1, GS건설) 등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적용된 서울 주요 정비 사업지들이 주도한 결과다. 다섯 달 남짓 남은 올해 안에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줄줄이 청약 일정에 나설 채비를 하는 만큼 예비 수요자들의 기대감도 여전하다. 우선 이날(5일)부터 특별공급에 나선 래미안 레벤투스(도곡삼호 재건축·삼성물산)을 비롯해 △디에이치대치엘루이(대치동 구마을3·현대건설) △디에이치방배(방배5·현대건설) △래미안원페를라(방배6·삼성물산) △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실진주,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잠실르엘(청담삼익·롯데건설) 등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이들 단지는 모두 부동산 규제(투기과열·조정대상지)로 묶인 강남 3구 노른자 입지에 들어설 대표적인 정비사업 단지다. 주변 시세보다 적어도 수억원 이상 저렴한 분양가 책정은 물론, 중소형 평형 추첨제(전용 60㎡ 이하 60%, 60~85㎡ 30%) 확대 등으로 소위 '로또청약' 기대 단지로 일컫는다. 지난달 말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 동탄역 롯데캐슬, 호반써밋 목동 등 수억원에서 십억원대 시세 차익이 확실시되는 단지들의 특별공급(특공)·무순위청약(줍줍) 일정이 몰리면서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접속 대기자 및 대기 시간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과부하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시장 연착륙(안정)을 위해 서울·수도권일대 전매제한을 △투기과열지구 3년 △과밀억제권역 1년 △기타 6개월 등으로 대폭 완화한 점과 올 초 실거주 의무마저 3년 유예키로 한 점이 결국 '로또청약' 광풍의 도화선이 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일각에선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확대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정비조합 등 발주처와 건설사의 사업성 고민이 커졌고, 결국 신규 주택 공급 감소와 청약 과열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강남권을 위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서 시장 흐름과 별개로 분양가 상승을 제한하고 청약 과열을 불러오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이를 폐지해 분양가가 아무런 제재 없이 임의로 산정될 경우, 분양가가 또 치솟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세심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