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래 노동시장’ 위기… 대기업 집중 부작용인가

상반기 대졸 비경제활동인구 405만명으로 역대 최대 하반기 대기업 채용문 좁아져 인력 불균형 현상 심화

2024-08-06     신승엽 기자
서울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청년들의 이목이 대기업에 집중되면서, 미래 노동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6일 채용업계에 따르면, 구인난과 구직난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고령화를 해소하기 위해 청년층을 원하고 있지만, 청년층은 중소기업 취업을 고려하지 않는 상황이다. 취업하지 않은 청년들이 다수 존재하는 만큼, 중소기업 생태계 전반에 위기가 도래했다. 하반기 대기업 채용도 줄어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알하지 않는 대졸 청년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 대졸 이상(전문대 포함)의 학력을 가진 비경제활동인구는 405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만2000명 늘었다. 1999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로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은 수치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능력이 없거나 일할 수 있음에도 일할 뜻이 없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대졸 취업자는 넘치는 반면,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 1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살펴보면, 작년 3분기 300인 미만 규모 사업체의 미충원율은 12.1%에 달했다. 전체 기업의 미충원 인원 중 92%가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잡코리아의 ‘하반기 채용 계획’에 따르면, 올 하반기 인력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 수와 고용 인원이 작년 대비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하반기 채용을 진행한 기업은 69.5%였지만, 올해는 42.1%로 27.4%포인트 감소했다.  대기업 채용문도 더욱 좁아질 예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경기 전망 조사에서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이 상반기보다 축소될 것이라는 300인 이상 대기업은 33.8%로 조사됐다. 확대하겠다(4.2%)는 응답의 8배에 달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산업 발전을 문제라고 지적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급여뿐 아니라 복지, 처우 등 다방면에서 열악하다. 동시에 동등하지 않은 위치에서 거래를 펼쳐 중소기업의 자생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구조가 청년층의 대기업 선호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채용업계 관계자는 “단순 급여만 놓고 봤을 때, 대기업에 준하는 중소기업도 많다. 하지만 사회적 이미지를 쌓기 위해 대기업 선호 현상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민‧관이 힘을 합쳐 중소기업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사회 전반에 각인된 이미지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