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구글 독점 검색 시장, AI가 판도 바꾸나...한국도 영향권
포털 구글 AI 기반 검색 엔진 '제미나이' 탑재...오픈AI‧MS 등 공세 맞서
국내 포털 점유율 1위 네이버...'소버린 AI' 전략으로 해외 포털 차별화
2025-08-06 이미현 기자
매일일보 = 이미현 기자 | 오픈AI의 서치GPT가 전세계 검색시장을 독점한 구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픈AI 외에도 구글이 위협을 느낄 만한 인공지능(AI) 검색 기술을 보유한 MS, 메타, 퍼플렉시티 등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포털 기업들도 이처럼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6일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구글의 전 세계 검색 시장 점유율(PC‧테블릿‧모바일 등 모든 플랫폼 포함)은 91.04%에 달한다. 구글도 지난 5월 생성형 AI 기반 검색 엔진 제미나이를 탑재시키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오픈AI의 챗GPT의 공세에 밀린 구글이 창업후 25년만에 검색부분에서 가장 큰 변화를 줬다는 평가다.
MS의 빙의 점유율은 3.86% 수준이다. 빙은 오픈AI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이후 지난해 AI 검색 엔진 코파일럿을 적용해 검색시장에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 다음 등 국내 기업들도 써치GPT 등장에 긴장하며 여러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국내 포털 점유율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국내 포털과 서치GPT 등과 같은 글로벌 AI 검색 엔진의 협력 가능성이란 시나리오도 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자체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검색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점차 구글의 아성에 밀리는 추세다. 네이버는 지난해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검색엔진 ‘큐’와 대화형 AI 에이전트 ‘클로바X’를 네이버 포털에 적용했다. 큐는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의 의도와 맥락을 해석하고, 적합한 순서에 따라 문서들의 랭킹을 재조정(Re-ranking)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클로바X는 글쓰기, 코드 작성, 논리적 추론 능력 등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네이버는 전 세계 검색 시장에서 약 0.27%의 점유율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네이버가 검색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갖춘 1위 구글과 2위 빙이 국내에서만큼은 네이버에 뒤처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판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국내에서 지난 7월 기준 구글이 49.91% 점유율을 차지하며 네이버(44.17%)를 앞질렀다. 앞서 5월 네이버가 52.9% 점유율로 구글(41.91%)을 제쳤지만 두달만에 역전당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 다음은 네이버와 어깨를 겨누던 과거 명성은 옛말이 됐다. MS의 빙에 밀려 다음의 점유율은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줄곧 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빙은 3.1%, 다음은 1.3%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네이버는 ‘소버린AI’ 전략을 펼치며 해외 포털과 차별화를 꾀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서치GPT 등장으로 매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면서 “해외포털 보다 한국 문화를 더 잘 알고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정확하고 정교한 정보를 반영한 결과값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지도, 예약 서비스 등과 연동해 자국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수요도 확실히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의 기술을 고도화해 AI 검색엔진 기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카카오는 연내 경쟁력 있는 AI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다음의 기존 서비스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AI를 활용한 새로운 검색 서비스에 대한 기술 및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