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동차·타이어업계, 고부가 제품 앞세워 수요 둔화 대응
車업계, SUV·하이브리드 앞세워 실적 향상 타이어업계, 전기차 타이어 판매 확대 주효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상황이 지속되자 자동차·타이어 업계에서는 새로운 판매 전략을 수립했다. 이들 업계는 전기차 캐즘 돌파를 위해 고가 제품 등을 주력으로 내세워 수익을 끌어올려 견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및 타이어 업계는 고수익 제품 판매로 인한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전기차 캐즘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차종을 중심으로 한 판매 확대로 올해 2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5조206억원, 영업이익 4조27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영업이익은 0.7% 성장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역대 최대치다.
기아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5.0% 증가한 27조567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오른 3조6437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이자 올해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호실적에는 고수익 차종 모델이 뒷받침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고수익 차종을 중심으로 한 믹스 개선으로 톡톡한 효과를 봤다. 특히 캐즘으로 인한 주춤한 전기차 시장을 하이브리드를 내세워 대응한 전략도 들어맞았다.
올해 현대차의 2분기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은 12만2421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26.4% 급증했다. 하이브리드는 보통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10~20% 비싸다.
기아도 글로벌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6% 감소한 79만5183대로 나타났지만, 친환경차와 레저용차량(RV)의 비중 확대로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특히 친환경차는 전기차 성장세의 둔화 양상 속에서도 EV9 신차 효과와 하이브리드의 지속적인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8.3% 증가한 16만2000대가 팔렸다.
타이어 업계도 자동차 시장 침체에도 고수익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1319억원, 영업이익 1515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올랐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2.0% 늘었다. 넥센타이어도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5%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5% 늘어난 7638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업계 내에서는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와 마찬가지로 호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처럼 타이어 업계가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전기차 타이어 판매 증가로 꼽힌다. 전기차 특성상 전기차 타이어는 통상 내연기관에 쓰이는 타이어보다 20~30%가량 비싸다. 전기차 타이어 교체주기가 짧다는 점도 타이어 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 전기차는 타이어 마모 속도가 일반 타이어 대비 20~25% 빠르다. 일반 타이어 교체 주기가 평균 4~5년이라면, 전기차 타이어는 2~3년으로 비교적 짧다.
현재 타이어 업계는 전기차 타이어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론칭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했으며, 금호타이어도 올해 전기차 전용 브랜드 '이노뷔'를 론칭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금호타이어는 이노뷔 프리미엄을 필두로 하반기 이노뷔 윈터, 이노뷔 슈퍼마일 등 신제품 출시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