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국가산단, 인구유출 심각
산단 노후→인구 유출→인력 부족→생산·가동률 동반 하락
2025-08-07 김승현 기자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주요 국가 산업단지 노후화와 저출산·고령화가 맞물리면서 근로자가 줄고, 생산실적과 가동률이 함께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7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주요 국가산업단지 산업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여수산단 고용자 수는 2만5123명으로 전월 2만5137명 대비 0.1% 줄었다. 같은 기간 구미산단은 7만9595명으로 전월 8만17명 대비 0.5% 줄었다. 고용자 수가 줄자 생산실적도 덩달아 하락했다. 지난 3월 여수산단 생산실적은 7조241억원으로 전월 7조812억원 대비 0.8% 줄었다. 이 기간 구미산단은 3조7631억원으로 전월 3조9422억원 대비 4.5% 줄었다. 국가산단 내 제조업체 가동률도 하락했다. 지난 3월 여수산단 가동률은 82.5%로 전월 87.8% 대비 5.3% 줄었다. 같은 기간 구미산단은 66.7%로 전월 70% 대비 3.3% 줄었다. 고용자 수가 줄어도 해당 국가산단이 머무른 도시에서의 신규 노동자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행안부 주민등록통계에 따르면 7월 기준 여수산단이 위치한 여수 인구는 26만9593명이다. 지난 1995년 32만9139명으로 정점을 찍고 1998년 4월 삼여통합(여수시+여천시+여천군)을 이뤄낸 여수는 △2000년 32만3913명 △2005년 30만1389명으로 30만명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전국적으로 대두된 2010년 29만3488명으로 줄어든 뒤 △2015년 29만168명 △2020년 28만242명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경북 내 2위를 자랑하는 구미시의 절대적인 인구는 여수보다 많지만 2018년부터 하락세다. 행안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구미시 인구는 40만4826명이다. 지난 1995년 통합(구미시+선산군)을 이룬 구미는 당시 31만1431명을 기록한 이래 △2020년 34만1550명 △2005년 38만3786명 △2010년 40만4920명 △2015년 41만9915명 △2018년 4월 42만2287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 같은 인구 증가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도 주목받던 구미시 인구는 2020년 41만6328명으로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업 근로자 감소가 주요인으로 꼽히지만, 현재까지도 41만명 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여수산단 내 업체 종사자는 A씨는 “시(여수)에서 청년정책관실을 운영하고 국가산단 지역인재 채용비율을 확대하는 등 노력하고 있으나 피부로 성과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여수시를 비롯한 산단 주변에 수도권처럼 좋은 주거시설을 공급하고 산단에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청년들이 지방으로 내려와 일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정부에서 산단을 살리려고 새롭게 환경도 조성하고 산업도 육성하려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일단 일할 사람을 끌고 오는 게 우선”이라며 “대도시에도 사람이 없는데 이곳에서 일할 사람이 있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구미산단 내 중소기업 관계자는 “수도권이나 해외로 떠난 기업들이 돌아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지난 2021년에는 LG디스플레이가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최근에도 M3 라인이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단지 내 불안감이 크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2021년 당시 구미 산단 내 LG디스플레이 6개 공장 중 3개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고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직원 중 절반 가까이가 줄어든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알짜배기 중소업체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기업이 산단에서 빠져나가면 협력사도 이를 따라가는 구조”라며 “결국 대기업 발길을 돌려야 산단에 활기가 돌 것이고, 산단에서 지역 청년 위주로 고용할 경우 지자체에서 일부 금액을 지원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