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책의장, '민생법안 신속 처리' 합의…'거부권 대결' 속 협치 고개
김상훈·진성준 양당 정책위의장 회동 "합의 가능 법안 처리에 힘 보태겠다" '여야정 협의체' 구성도 합의, 금투세 폐지는 이견
2025-08-07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여야가 간호법 등 이견이 없는 민생 법안을 처리하는 데 속도를 내기로 하면서 강 대 강으로 치닫던 정국이 모처럼 협치 기류로 바뀌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민생 법안을 논의할 테이블로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에 국민의힘이 긍정적으로 화답하면서 협의체 구성 논의가 급진전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7일 만나 폭염 대책 등 여야가 이견이 없는 민생 입법에 대한 합의 처리를 논의했다. 김 의장은 "민주당에서 당론 발의를 한 50여 개 법안을 살펴보니 충분히 이견 없이 수용할 수 있는 법안들도 눈에 들어왔다"며 "범죄 피해자 보호법이나 구하라법,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등 여러 내용을 논의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생을 위해 양당이 수용 가능한, 합의 처리가 가능한 법안들이 있다면 진 의장과 상의해서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진 의장도 "지난 총선 때 양당 공약 중 공통된다고 볼 만한 것이 80여 개 되고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채택한 31개 법안을 살펴보니 이견이 크지 않은 법안도 꽤 있다"며 "이런 법안은 여야가 속도를 내서 빨리 입법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오늘을 계기로 양당 의장 간 정례적인 만남을 갖고 공통 입법은 신속하게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진 의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폭염기 취약 계층 전기료 감면안에 대해선 "환영한다"며 "여야 할 것 없이 폭염을 극복하기 위한 취약계층 전기료 감면 법안이 발의돼 있듯이 이견도 크지 않은 것 같다. 신속히 협의해서 처리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진 의장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양당 정책위의장 간 지속적인 소통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진 의장은 "정례 회동은 합의하지 않았고, 양당이 당론화했거나 중점 추진 법안에 대해 실무적 검토하고 공통 분모가 확인되면 양당 의장이 만나서 확인하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양당 정책위의장들이 이견 없는 민생 법안 처리 논의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과 동시에 민주당이 제안한 민생 위기 대응 논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 국민의힘이 긍정적으로 답하는 등 여야 간 협치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앞서 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경제 비상 상황 대처와 초당적 위기 극복 협의를 위한 여야 영수회담 개최와 정부-국회 간 상시적 정책 협의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즉각 여야원내수석 대화를 통해 여야정 협의체 설치를 위한 구체적 실무협상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 여부를 두고 이견이 커 향후 여야 협치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의장은 금투세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를 적극적으로 진 의장에게 설명했고, 진 의장은 현재 진행 중인 민주당 8‧18 전당대회가 끝난 후 당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 의장은 일부 보완을 하더라도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금투세 시행을 유예하자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어, 당내 입장 정리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