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범수 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힌 카카오…공백 메우기 총력
2분기 실적발표 컨콜서 경영 ‘시계 제로’ 상태 벗어나려는 의지 피력 중장기 전략 과제 AI 사업 흔들림 없이 추진키로...카카오식 AI 앱 출시
2025-08-08 이미현 기자
매일일보 = 이미현 기자 | 카카오가 창업주 김범수의 사법리스크로 불확실한 경영 상황에 처했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체제로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이러한 위기를 돌파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주요 중장기 과제인 AI 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창업주 구속 전부터 내부 쇄신이라는 과제를 안고 지난해 12월 내정된 정 대표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지게 됐다.
8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하반기에 중장기 초석을 다질 수 있도록 주요 과제들을 빠르게 실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 대표는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을 ‘카카오톡’과 ‘AI’로 정의했다. 올 하반기엔 카카오톡 기반의 톡비즈 성장과 AI 혁신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연내 발표하겠다고 공언한 카카오식 AI 서비스의 모델 윤곽도 밝혔다. 기존 카카오톡 앱이 아닌 별도 AI 서비스 앱으로 출시하고 B2C(기업·소비자간거래)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카카오 핵심은 이용자가 쉽게 쓰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라며 “B2C를 시작으로 속도감 있게 새로운 핵심사업으로 AI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I서비스를 카카오톡 앱에 적용하지 않고 별도 AI 앱으로 출시하는 것과 관련해선 “현재 준비 중인 서비스는 아직 AI에 친숙하지 않은 이용자를 포함해 4800만명 이상이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만큼 AI 할루시네이션(환각) 영향을 최소화하고 시장 반응을 보면서 빠르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법 리스크로 카카오 계열사 매각설이 부상한 가운데 카카오 경영 효율화 작업이 하반기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계열사 매각 진행 질문과 관련 “그룹 내 핵심 본질이 무엇인지 들여다 보고 있다”며 “카카오톡, 플랫폼, AI 사업과 관련해 부족한 사업은 비핵심으로 정의하고 속도감 있게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토 중인 방안이 구체화 되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사법 리스크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최근 내부 쇄신TF를 인사조직문화쇄신TF로 바꿨다. 수장도 정 대표에서 이승현 HR 성과리더로 교체했다. 하지만 카카오의 사법리스크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이날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김 위원장의 구속 기한이 오는 11일 자정 만료된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으로 지난달 23일 구속된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구속 기한이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법원의 결정으로 연장됐다. 문제는 구속기간이 만료돼서 풀려나도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검찰이 김 위원장의 공모 증거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의혹도 남아있다. 정 대표는 “카카오그룹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경영 쇄신과 AI 혁신에 매진 중인 가운데 이와 같은 상황을 맞이하게 돼서 안타깝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들이 이끌고 있는 모든 서비스들이 차질 없이 운영되고 서비스의 본질과 그에 대한 책임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저를 포함한 그룹사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