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신와르 선택한 하마스···멀어지는 가자 종전
전쟁 단초 기습 주도한 인물···이스라엘도 '제거 대상' 인식 美, 협상 노력 계속···"가자지구 전쟁 끝내고 진정시킬 길"
2025-08-0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스라엘의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로 공석이 된 하마스 수장 자리에 '강경파' 야히야 신와르(62)가 선출되면서 가자지구 종전은 더욱 요원해졌다는 평가다. 신와르는 전쟁 단초가 된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작전 '알아크사 홍수'를 설계한 인물인데, 이스라엘도 그를 대화 상대가 아닌 제거가 필요한 인물로 보고 있다.
8일 복수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신와르가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로 선출된 직후 그를 향해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신와르가 당장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신와르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시발점이었던 기습 공격을 주도한, 하마스 내에서도 초강경파로 꼽히기 때문이다. 하마스 관계자는 신와르 최고지도자 선출을 두고 "하마스가 저항의 길을 계속 가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점령자(이스라엘)에게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언론에서도 신와르를 위험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평가했다. 특히 신와르가 전임 이스마일 하니예의 예기치 않은 암살로 발생한 비상 상황에서 하마스의 일인자가 된 만큼 이들이 '범인'으로 지목하는 이스라엘과 협상하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설령 신와르가 가자지구 종전 협상 의지를 보인다고 해도, 이스라엘이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이스라엘은 신와르에게 현상금 40만달러를 내걸었을 만큼 대화 상대보단 '제거 1순위'로 그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7일(현지시간) 자국 텔노프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신와르를 향해 "우리는 그를 찾아내 공격할 것"이라며 "하마스가 다시 한번 정치국 수장을 교체하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그를 하루빨리 제거하고 이 사악한 조직을 지구상에서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에 보란 듯이 가자지구 북부 이스라엘 접경지인 베이트하눈 지역에 대피령을 내리고 "강력하고 즉각적인 작전에 돌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약 11개월 동안 계속되는 전쟁에 가자지구 주민들은 물론 전쟁 당사국 및 관여국의 피로도는 절정에 달했지만, 신와르의 부상으로 종전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진 상황이다. 다만 종전 희망국 중 하나인 미국은 향후 지속적인 종전 협상을 위해 노력할 뜻을 피력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집트와 카타르의 중재로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 대해 "협상은 최종 단계에 도달했고 우리는 곧 결승선을 넘을 수 있다고 굳건히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협상은) 가자지구의 전쟁을 끝내고 지역을 진정시킬 유일한 길"이라면서 모든 당사자가 협상의 최대한 신속한 타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