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또 올리나” 대출금리 줄인상에 수요자 ‘발동동’
당국 DSR 2단계 시행 앞두고 대출 억제 주문
5대 은행 7월 이어 8월에도 주담대 금리 인상
김병환 "금융안정 위해 부채 중심 구조 개선"
2025-08-08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은행권에 대출 규모를 줄이라 압박하면서다.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축소를 위해 대출 금리를 높이고 있고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지는 상황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예금 금리는 낮아지는 상황이라 결국 이 과정에서 부담을 떠안는 건 애꿎은 금융 소비자들이다. 대출 수요자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날 비대면 상품인 ‘KB스타 아파트담보대출(변동·혼합)’의 금리가 0.1%포인트 인상됐다. 이날부터는 ‘KB 주택담보대출(변동·혼합)’, ‘KB 일반 부동산담보대출’ 금리도 각각 0.3%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이는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압박한데 따른 것이란 업계 진단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715조7383억원으로, 한 달 만에 7조1660억원 증가했다.
이에 KB국민은행은 지난달에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3%포인트, 0.2%포인트 등 두 차례 인상하고, 대환대출 및 다주택자 주담대까지 제한했다. 이달 2일에는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일괄적으로 0.3%포인트 인상하기도 했다.
신한은행도 7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한 달 사이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해 카카오·케이뱅크 등 인뱅 역시 지난달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 연달아 인상했다.
반면 예금 금리는 점차 낮아지는 중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최근 시장금리가 지속 하락하는 상황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은행연합회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 예대금리차(잔액 기준)는 KB국민은행이 2.42%포인트로 가장 컸고 ▲NH농협은행(2.29%포인트) ▲신한은행 (2.2%포인트)
설상가상으로 최근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자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다. 안전자산을 찾는 고객들은 예금금리가 하락함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은행에 예금을 유치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일관적이지 못한 금융정책이 은행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대금리차가 커지면 은행은 조달비용이 줄고 이자이익이 느는 반면, 고객은 예금이자가 줄고 대출이자가 늘기 때문이다.
한편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리스크 점검회의에서 "우리 금융시스템이 외부 충격에 취약한 근본적인 요인이 주요국에 비해 높은 부채비율과 부채 의존성"이라며 "경제의 지속 성장과 금융안정 등을 위해선 부채 중심의 구조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