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3번째 '채상병 특검법' 발의에…"한동훈도 참여해야" vs "특검 제도 타락시켜"

민주, 한동훈 공약 '제3자 추천' 특검법 약속 이행 촉구 與, "정치공작까지 특검 나선 것"…불편한 심기 드러내

2025-08-08     이설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3번째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 이에 국민의힘이 "왜 (민주당은) 이토록 이 특검법에 목매달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8일 민주당에 따르면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김승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는 이날 오후 국회 의안과에 순직해병특검법안을 제출했다. 이번에 발의한 채 상병 특검법에는 수사 대상을 추가하고, 20일간의 수사준비 기간 중에도 증거 수집이 가능하며,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개입 의혹 등을 포함했다. 김승원 간사는 법안 제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채상병 순직 관련해서 증거들이 지금 차례대로 멸실되고 있어 속이 타들어 간다"며 "채상병 순직 당시 어떤 통화가 이뤄졌는지 그것을 알아보자는 가장 기초적인 특검법에 대해서 (정부는) 뭘 숨기려고 거부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김 간사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3자 추천' 방식을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방식을 수용할지 여부는 여당이 발의를 해야 검토하는 것"이라며 "(오늘 발의한 법안은) 실질적인 수사를 할 수 있는 방향을 만들자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법안을 발의하고 한 대표를 향해 '여당표 특검법'을 내놓으라고 본격적 압박에도 나섰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한 대표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및 옥새탄핵 공작 의혹 등 진상 규명을 위한 태스크포스, 일명 사기탄핵 TF'를 출범시켰다"며 "한동훈 대표 스스로 약속한 제3자 특검법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고, 벌써부터 해당 TF를 놓고 정쟁용 시간끌기냐는 비아냥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어 "상황이 이러니 한동훈 대표가 순직해병 수사외압 진실 규명에 나설 것처럼 보인 모습도 결국 국민 기만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은 실체 없는 제3자 특검법과 사기탄핵 TF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진상규명 의지를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여당은 야당의 법안을 '정쟁용'이라고 일축하며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대표는 전날 민주당의 3번째 채상병 특검법 발언에 대해 "(특검과 탄핵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권력을 제어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것인데 전혀 특별하지 않게 만들었다"며 "민주당이 특검이라는 제도를 타락시켰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질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3번째 특검법은) 더 강하고 더 센 특검법이 아니라 더 허접한 특검법"이라며 "벌써 이 특검법만 세 번째 반복이다. 왜 이토록 이 특검법에 목매달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집착을 넘어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 특검법이 처음 발의됐을 때는 (특검 수사 대상에) 대통령실의 수사외압 의혹만 있었고, 두 번째 발의할 때는 밑도 끝도 없이 공수처 수사외압 의혹까지 추가했다"며 "이제는 역시 아무 근거 없는 해병대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까지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민주당이 경제위기와 민생 해결에 정말 진정성이 있다면 이제라도 특검법에 대한 집착과 고집을 그만 내려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 대표 측은 기존 공약했던 '제3자 추천' 특검법에 대해서는 실제 법안 발의 시기와 방식 등을 놓고 고심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한 대표 측근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법안 발의는 지금 우리 당에서 반대하는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게 사실"이라며 "이분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빨리 한두 명이라도 해서 발의하라'고 이야기하는데, 그건 우리 당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민주당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