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민주당 혼선 틈타 연일 '금투세' 공세…"원하는 때 토론하자"

민주당 내 '금투세' 의견 엇박자 겨냥 한동훈 "지금이 골든타임…늦으면 국민 피해" 박찬대 "입장 정리해서 발표할 때 있을 것"

2025-08-08     문장원 기자
민의힘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정부 여당이 연일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금투세 폐지와 시행 유예를 놓고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을 파고드는 모습이다. 최근 증시의 변동성 확대로 금투세 폐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커졌다고 보고 중도층을 겨냥한 입법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겨냥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토론자로 금투세 문제에 대해 민생 토론을 하자"고 토론회 수용을 압박했다. 한 대표는 "본질적으로는 금투세가 부자 세금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그 세금으로 인해서 주식시장의 큰 손들이 이탈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것으로 인해 1400만 개미 투자자들만 피해를 볼 것이다. 토론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더 늦으면 국민들에게 큰 피해가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금투세가 시행되면 국내 증시의 해외 자금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공세를 펼쳤다. 김 최고위원은 "많은 국내 주식시장의 자금이 해외로 빠지거나 다른 부작용을 낳아서 주식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며 "내년 시행 이전 올해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벌어질 수 있다는 문제"라고 했다. 대통령실도 전날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최근 미국 경기 경착륙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우리 증시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주가 하락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이 강행될 경우 대부분이 중산층인 1400만 일반 국민 투자자가 피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여당이 합심해 연일 금투세 폐지를 놓고 민주당을 몰아붙이는 배경은 민주당 내 금투세에 대한 입장 혼선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부분적인 손질을 하더라도 예정대로 시행돼야 된다"며 "당 대회에서 최종적으로 지도부가 구성되고 나면 그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의 총의를 확인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연임이 확실시 되는 이재명 당 대표 후보는 과세 기준을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이고 시행 시기도 한 번 더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논란이 계속되자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책위 전문위원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원내대표가 입장을 모으고 정리해서 발표할 때가 있을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민주당 내부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 국민의힘이 국민 찬성 여론이 높은 금투세 폐지를 고리로 공세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라며 "폐지까지는 불가능하겠지만, 민주당도 중도층 민심을 의식해 제도 완화와 시행 유예 수준에서 양당이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