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안팎 불확실성에 발목 잡힌 재계 오너

전례없는 삼성전사 노사갈등에 이재용 회장 고심 최태원 회장, 이혼 소송 과정서 곤혹…대법원행 카카오 김범수, 구속 기소…‘국회 리스크’ 우려도

2025-08-08     김명현 기자
삼성전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국내 주요 그룹 오너들이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총수들은 올 하반기 미국 대선, 글로벌 경기침체 등 위기 요인이 산적한 가운데 내부 갈등까지 더해지며 경영 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전례 없는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으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 최대 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이재용 회장에 책임을 돌리며 갈등 해소에 진전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지난 1일 손우목 위원장 등 전삼노 집행부는 이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노동 존중 없는 안건 제안으로 교섭이 결렬됐다"며 "이 회장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지난 5일 제1노조인 사무직노조와 흡수 통합을 알리며 장기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그룹 '지배구조 리스크'가 불거지고 그룹의 성장사에 흠집이 나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 2심에 이어 대법원행을 택한 최 회장은 그룹의 명예를 회복하고 사실을 바로 잡기 위해 최근 대법원에 약 500쪽 분량의 상고 이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22일로 예정된 노 관장이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 1심 판결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에 직접 가담했다는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성실히 소명하고 경영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총수의 사법 리스크는 늘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라며 "그럴 때를 대비해 평소에 플랜 B와 총수 부재 시 어떻게 그룹을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시스템을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총수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어떻게 돌파하는지 보면 그룹이 평소 위기관리를 어떻게 해왔는지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계가 극렬히 반대해온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업 옥죄기 등 '국회 리스크'가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