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블랙요원 유출 사태' 집중 추궁···신원식 "기밀 누출 송구"
8일 국방위 현안질의···신원식 "현재 큰 공백 없어" 신원식 "노출 직후 신변 안전 및 작전 공백에 조치"
2025-08-0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정보사령부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태'의 충격이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국회 국방위원회는 8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방부를 상대로 현안질의에 나섰다. 여야 의원들은 앞다퉈 진상 파악을 위한 추궁에 나섰고, 재발 방지에도 한목소리를 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해당 정보가) 북한에 넘어갔는지, 안 넘어갔는지가 중요하다"며 "내부 조력자가 있다는 의심도 드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강 의원은 2018년 정보사 공작팀장의 군사기밀 누출 사건이 수년의 준비 작업을 거쳐 발생한 점을 들어 신원식 국방부 장관에게 "이번 사건도 은밀하게 사전 준비된 사건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신 장관은 "그럴 가능성을 가지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보받기로 작년에도 이런 사례가 있었는데, 전(前) 여단장이 덮었다고 한다"며 "그때 수사했으면 대형 정보유출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신 장관이 해당 사건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고 하자, 김 의원은 "지금 정보가 유출이 돼서 이렇게 난리인데 처음 듣는다고 하면 말이 안 된다"고 질책했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국군의 정보업무를 총괄하는 국방정보본부장이 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장과 정보부대에 대한 지휘관을 겸하는 것과 관련해 "이렇게 모자를 세 개(겸직)를 쓰고 있기 때문에 지휘 감독이 소홀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강대식 의원은 신 장관에게 '블랙요원 정보 유출을 보고받은 후 국방부가 처음 취한 조치가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신 장관은 "노출된 인원에 대한 즉각적인 신변 안전 조치, 그리고 그에 따른 작전 또는 정보 관련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 수사를 즉각 시행할 것 등 크게 3가지 (조치를) 했다"며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기밀 노출될 우려가 있어서 이 정도로 말씀드린다"고 했다. 신 장관은 이어 "국민들께서 우려하신 바와 같은 여러 정보 업무에 큰 공백은 없다. 대부분 다 정상화됐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전반적인 혁신 후속 조치를 좀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블랙요원 기밀누출과 기타 정보사의 볼썽사나운 모습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군 당국에 따르면 국군 방첩사령부는 군무원 A씨가 중국동포(조선족)에게 블랙 요원 리스트를 넘기는 과정에서 실명 정보가 다수 유출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A씨는 해외에서 신분을 위장해 활동하는 '블랙 요원'들의 '암호명(코드)'뿐 아니라 실명까지 해외에 대거 유출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은 커졌다. 군사법원은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지난달 30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건을 수사한 국군방첩사령부는 A씨에 대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과 함께 군형법상 일반이적 및 간첩죄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해 검찰로 구속 송치했다. 간첩죄는 북한으로 기밀을 유출한 자에게만 적용되는 죄목이다. A씨와 북한과의 연계가 포착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