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美·EU, 中에 관세 인상…韓, 반사이익 기대

美·EU, 中 수출품에 관세 인상 조치…중남미도 동참 움직임 韓, 반사이익 가능성…다만 불확실성 대해 우려의 시선도

2025-08-11     서영준 기자
미중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중국의 저가 물량 밀어내기가 글로벌 산업계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움직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집권하게 되면 취임 2주 내 중국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자동차 일자리를 갖게 될 것"이라면서 "관세를 통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전당대회에서도 재집권하면 중국산을 포함한 자동차 수입 관세를 최대 200%까지 인상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가 과잉 보조금을 받아 유럽 내 시장을 왜곡한다며 중국 전기차에 잠정 상계 관세를 부과하는 조처를 결정했다. 상계관세율은 17.4∼37.6%로, 지난 5일부터 부과 중이다. EU의 이번 결정으로 기존 수입 승용차에 대한 관세율 10%에 상계 관세율이 더해져, 상하이자동차 전기차가 유럽에 수입될 때는 47.6%의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중남미 주요 국가들도 저가 공세로 무장한 중국산 제품에 잇달아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관세 인상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멕시코 경제부는 중국산 SBS(스티렌-부타디엔-스티렌) 고무 수입에 대한 행정 반덤핑 조사 절차 개시를 선언했다.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도 중국산 철강의 저가 공세에 맞서 보복관세로 대응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철강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역내 철강 시장에서의 중국산 점유율은 2000년 15%대에서 지난해 54%로 급증했다.  대중국 관세 전쟁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과 경합하는 한국 수출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된다. 미국 대통령 직속 연방기관인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최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가 중국산 전기차·하이브리드차에 관세를 20% 인상하면 한국의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수출이 1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차전지 역시 CATL 등 중국 기업들의 손발이 묶이면 우리 기업들의 활동반경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산 저가공세 속 좀처럼 빈틈을 찾지 못했던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도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선업계도 최대 경쟁국으로 꼽히는 중국에 높은 관세 부과 등 제재를 적용하면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철강업계의 경우 미국으로 향하던 중국의 저가 물량이 아시아로 유입되면 가격 하방 압력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강국들이 보복성 정책을 쏟아내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