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한 韓 성장률 전망 줄하향

KDI 2.6→2.5%·삼성證 2.7→2.5% “고금리 지속 여파...피벗 필요한 시점”

2024-08-12     이재형 기자
수출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국내외 기관들이 한국의 경제 성장성을 의심하고 있다. 국내 한 연구기관은 반도체 등 수출이 개선되고 있지만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내수가 바닥에 닿았다는 의견을 냈다. 경기 둔화를 경험하기 전 선제적 긴축 축소로 통화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대체로 제언한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를 발표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지난 5월 2.6%를 전망했는데, 이번에 0.1%포인트 낮춰 잡았다. 2.5%는 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와 동일하고,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6%)보다는 낮은 수치다.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중요한 요인은 ‘내수 부진’이다. KDI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기존(1.8%)보다 0.3%포인트 낮은 1.5%로 전망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민간소비가 낮은 증가세에 그치고 있다”며 “기존 전망에 비해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치면서 경기 회복이 다소 지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는 지난 5월 전망과 비교해 가계·기업의 소비·투자 여력이 더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주요 소비지표인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1.8%에서 1.5%로, 설비투자는 2.2%에서 0.4%로 낮췄다. KDI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 금리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 실장은 “금리가 정상화된다면 불필요한 내수부진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가 역시 우리 경제 성장률을 줄줄이 낮춰잡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5%로 하향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자동차, 의류 등 재화를 중심으로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고 건설 및 설비투자도 부진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성장률을 낮춰 잡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2.3%까지 내려 잡았다. 기존 대비 내림폭도 0.7%포인트나 된다. 골드만삭스가 2.5%에서 2.3%로 0.2%포인트 조정했다. 바클레이즈(2.6%)와 씨티(2.4%), JP모간(2.7%)도 한달 전에 비해 0.1%포인트씩 내린 전망치를 제시했다. 글로벌 IB들이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한 것은 최근 발표된 2분기 성장률(-0.2%)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