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무너지는 ‘제조업 코리아’…인구감소 직격탄에 경쟁력 상실
고용허가제 외국인 가입자 10명 중 9명은 제조업 몰려 중국산 저가제품 물량 공세, 우리 기업 매출에 영향 미쳐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국내 제조업이 인구감소와 중국의 저가 제품 공세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의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조업체에서 기업 체감 경기가 악화됐다. 이는 화학, 건설 등 전방 산업의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채산성이 떨어지고,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된 점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생산 연령 인구(15~64세)가 3654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14만명 줄어들면서 제조업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의 저가공세도 우리 제조업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중국산 저가 공세가 국내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자료를 살펴보면, 중국기업들이 저가공세에 나서는 주된 원인은 중국내 완제품 상승이다. 중국 내수경기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완제품 재고가 늘어나면 ‘밀어내기 식’ 저가공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의 저가공세는 이미 우리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27.6%가 중국제품의 저가 수출로 인해 ‘실제 매출·수주 등에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까지는 영향 없으나 향후 피해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기업도 절반에 가까운 42.1%에 달했다.
중국 기업의 저가공세에 따른 피해는 국내 내수시장보다 해외 수출시장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수출기업의 37.6%가 ‘실적에 영향이 있다’고 답해 같은 응답을 선택한 내수기업의 응답비중(24.7%)을 크게 앞섰다. ‘향후 피해 영향이 적거나 없을 것’이라는 응답도 내수기업(32.5%)이 수출기업(22.6%)보다 높았다.
이들 대상으로 피해 유형을 조사한 결과, 52.4%의 기업이 ‘판매단가 하락’을 꼽았다. ‘내수시장 거래 감소’를 지목한 기업도 46.2%에 달했다. 이밖에도 ‘해외 수출시장 판매 감소(23.2%)’, ‘중국시장으로의 수출 감소(13.7%)’, ‘실적부진으로 사업 축소 및 중단(10.1%)’ 등도 있었다. 중국산 제품에 밀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마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완제품 재고율은 코로나 기간 소비 및 부동산 경기의 역대급 침체로 인해 6.94%(2020년 10월)에서 20.11%(2022년 4월)로 늘었다. 중국기업들은 과잉 생산된 재고를 해외에 저가로 수출하며 처분에 나섰다. 이에 재고율은 1.68%(23년 11월)까지 떨어졌으나, 중국의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며 지난 6월 기준 완제품 재고는 4.67%로 다시 늘었다.
제조업의 고질적인 인력난이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저가 제품이 시장에 쏟아지며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