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복권 '진실 공방'…與 "예정된 수순" vs 野 "이재명이 요청"
박지원 "영수회담 당시 이재명, 尹에 사면 요청" 與 "요청 못 받아"…尹, 13일 복권 여부 최종 결정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 여부를 놓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부정적 의견을 밝힌 가운데, '복권 요청'과 관련해 야권 내에서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재명 전 대표가 복권 요청을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여당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김 전 지사에 대한 최종 복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일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는 김 전 지사에 대한 복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관련해 민주당에서는 당초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 복권을 진행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이 전 대표의 요청을 받고 의사를 바꿨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4월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와 영수회담을 진행할 당시 "'이 전 대표의 경쟁자에게 이로운 일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 측에 김 전 지사를 복권해달라고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이에 대해 '경쟁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답변해 사실상 제의를 거부했다"며 "완전히 공작 정치이자 야당 파괴 공작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이 전 대표가 그것을 거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전날 이 전 대표가 경기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8·18 전당대회 경기 경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에게) 직간접적으로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 제가 복권을 요청한 바 있다"고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 전 대표는 다만 "영수회담 때 (의제였던 것은) 아니다. 밝히기가 조금 부적절하다"고 구체적인 복권 요청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여권 관계자는 직후 이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2022년 12월 김 전 지사의 잔형을 사면하기로 결정했고, 2024년 4월 총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복권을 분리하기로 결정했다"며 "복권을 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반박했다.
해당 관계자는 "4월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 관련해서 전혀 거론된 바도 없고, 부탁이 온 것도 없다. (이 전 대표 측에 복권에 대해) 부탁받은 바 없다"며 "민주당에서 몇 명의 복권 얘기를 국민의힘에 얘기한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여야가 복권 요청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이 전 대표의 '대권 경쟁자'가 될 수 있는 김 전 지사의 사면에 서로 '빚'을 지우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2022년 12월 형기를 5개월 남기고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하지만 복권은 되지 않아 2027년 12월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다. 이번 사면이 재가되면 2027년 대선에 출마가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