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대 막판 최고위원 혼전…'반명 논란' 정봉주 "'이재명 팔이' 뿌리 뽑을 것"

3~7위 4%p 초접전···2위 후보는 '반명 논란' 곤욕 정봉주 "李, 민주 최대 자산···지지 마음 변화 없어"

2025-08-12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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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조가 뚜렷한 당 대표 경선과 달리, 최고위원 경선은 막판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총 8명이 5석의 최고위원직을 두고 겨루는 가운데 3~7위까지 4% 안팎의 초접전 승부를 벌이고 있고, 초반 1위를 달리던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는 '반 이재명 발언' 논란으로 2위 수성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 후보는  "'이재명팔이'하는 무리들을 뿌리 뽑겠다"며 자신을 향한 '반명 낙인'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18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를 갖고 권리당원 온라인투표를 진행해 왔다. 전국 17개 지역 중 서울 한 곳을 제외한 순회 경선이 마무리됐지만, 최고위원 경선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최고위원 경선 1위는 김민석 후보다. 8월 첫 주 처음으로 누적 득표율 1위 자리에 오른 김민석 후보는 10~11일 경선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하며 누적 득표율 18.03%로 대세론을 굳혔다. 경선 초반 '원외 돌풍'으로 주목받았던 정봉주 후보는 김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뺏긴 이후에도 고삐를 당기며 누적 득표율 15.63%로 2위 자리를 지켰다. 3위부터 7위까진 누가 당선이 돼도 이상하지 않을 접전 승부를 펼치고 있다. 누적 득표율 6위로 당선권 밖이었던 김병주 후보는 11일 자신의 지역구(경기 남양주을)가 있는 경기 경선에서 2위로 올라서며 누적 득표율 3위(14.02%)로 당선권에 재입성했다. 한준호 후보는 모든 지역에서 고르게 득표하며 4위(누적 득표율 13.66%)에 이름을 올렸다. 이언주 후보는 5위(누적 득표율 11.56%)로 당선권에 턱걸이했다. 하지만 6위 전현희 후보와 득표율 격차는 0.02%p에 불과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 4일 광주·전남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당선권에 진입한 민형배 후보는 지난주 경선을 거치며 다시 당선권 밖인 7위(누적 득표율 10.53%)로 밀려났다. 강선우 후보(누적 득표율 5.03%)만이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난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 후보를 둘러싼 '반명 발언' 논란이 터지면서 경선 결과를 예측하긴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논란은 박원석 전 전의당 의원의 방송 발언에서 비롯됐다. 박 전 의원은 지난 8일 SBS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정 후보와 직접 통화했다며 "(정 후보가) 이 전 대표의 최고위원 선거 개입에 상당히 열받아 있다"고 했다. 이어 "(정 후보가) '최고위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보라. 내가 어떻게 하는지'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가 이 전 대표에게 불쾌감을 드러낸 건 이 전 대표가 최근 자신과 선두 경쟁 중인 김민석 후보 등에 대해 노골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최고위원 경선 초반 정 후보가 1위를 달리고 김 후보가 뒷순위로 처지자, 지지자들에게 "김 후보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것이냐"며 '김 후보를 뽑아달라'는 듯한 취지로 말했다. 박 전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은 곧장 정 후보에 대한 비토를 쏟아냈다. 정 후보 관련 기사와 유튜브 동영상 등엔 "정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배신하려고 한다", "정 후보를 사퇴시켜야 한다"는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표 응집력'이 강한 이들이 단체 행동에 나설 경우 정 후보가 2위 수성은커녕 당선권에도 들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정 후보는 자신이 이 후보에 대한 변함없는 마음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내에 있는 '이재명 팔이' 무리들을 뿌리 뽑겠다며 화살을 외부로 돌렸다. 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는 민주당의 최대 자산이며, 정권 탈환의 가장 큰 가능성"이라며 "(국민은) 소년 노동자 출신 정치인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줬고, 그 지지자들 제일 앞에 저 정봉주도 있다. 지금도 그 마음 변함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제를 위협하는 최대의 걸림돌이 우리 내부에 있다"며 "'이재명팔이' 하며 실세 놀이하는 무리들"이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어떠한 모진 비난이 있더라도 이들을 도려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당의 단합을 위해 이들을 뿌리 뽑겠다"고 선언했다. 정 후보는 '이재명팔이 무리들'이 누구를 칭하는지 묻자 "전당대회가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 후보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해당 무리는 "누구나 알 만한 사람들"이라며 "이 기자회견을 보면서 머리 쳐들며 발끈한 사람"이라고 했다. 정 후보가 사석에서 이 전 대표를 비판했다는 논란에 대해선 "사적인 대화이다 보니 본의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그 이후로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과는) 연락 안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