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8.8대책, 그래서 마음이 편안해졌나요?

2025-08-13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김인만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  정부는 치솟는 서울집값을 잡기 위해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이른바 8.8부동산대책을 카드로 내놓았다.

정비사업 개선으로 도심 아파트와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 확대, 신규택지 발굴 등을 통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42만7000호의 주택을 공급해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 주요 내용을 조금 더 상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정비사업 계획 통합처리 및 절차 간소화를 통해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초기자금 지원과 함께 △공적보증 강화 △취득세 감면 △용적률 상향 △건축규제 완화 △재건축부담금 폐지 등으로 부담을 낮춰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 1기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본격 추진해 도심 내 아파트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다음은 빌라 등 비 아파트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수도권 공공 신축매입을 2025년까지 11만호 이상 공급한다. 최소 6년 임대 후 분양전환이 가능한 신축매입 주택인 분양전환형 신축매입을 신규 도입해서 최소 5만호를 공급을 한다. 이와 함께 소규모 건설사업자의 취득세 중과 완화 및 등록임대사업자 세제혜택을 줄 방침이다. 신축 소형주택 구입 시 취득세와 종부세 및 양도세 산정에 주택 수 제외하는 기간을 2027년말까지 늘려 비아파트 구입자가 청약을 신청할 경우 무주택으로 인정해주는 청약기준도 완화해 준다. 셋째는 3기 신도시 등 기 발표된 수도권 공공택지에 아파트를 신속히 공급하기 위해 22조원 규모의 미분양 매입 확약을 제공한다. 분양사업을 해서 미분양이 발생하면 LH가 사줄 테니 미분양 걱정하지 말고 분양사업 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은 서울과 수도권의 그린벨트를 풀어 8만호 규모의 신규택지를 발굴하고 이미 사업을 진행하는 공공택지 이용 효율화로 2만호 이상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한다. 그 외 PF대출 보증 35조원을 공급하고 CR리츠 활성화 등을 통해 지방 미분양을 해소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래서 이제 마음 편안해지셨나요? 최근 서울아파트가격 상승은 공급부족 및 전셋값 상승, 분양가 인상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떨어지기 어렵고,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주택 매매를 기다리던 실수요자들이 매수를 서두르면서 발생한 문제였다. 불안한 마음이 문제였기 때문에 기다려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가졌다면 8.8대책의 효과는 성공이다. 하지만 대책을 접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다. “그래서 언제 분양을 하는데? 발표만 해 놓고 제대로 공급 안 되는 것 아닐까?” 문재인 정부 시절 공수표가 생각나기도 하고 이미 270만호 공급계획의 청사진을 제시한 마당에 그린벨트를 풀어 8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킬지 의문이다.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25쪽 분량의 방대한 대책보다는 한쪽이라도 좋으니 그린벨트 풀어 아파트 공급하고 수도권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사면 취득세·종부세·양도세 면제 등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주는 직관적으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간단명료한 대책을 발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