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경수 복권' 광복절 특사안 재가…조윤선·원세훈 포함(종합)
국무회의 의결 직후 재가…현기환, 안종범 등도 복권 정부 "국익 위해 통합, 미래로 나아갈 계기 마련"
2025-08-13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8·15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안'을 재가했다. 이에 따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 석방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복권됐다. 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명박 정부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형이 확정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도 사면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대통령실은 이날 기자단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특별사면·특별감형·특별복권 및 특별감면조치 등에 관한 건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다섯 번째 특사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8·15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안을 의결했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사면은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우리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고 서민들의 재기를 도모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각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사면의 대상과 범위를 신중하게 결정했다"며 "이번 광복절 특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통합과 화합의 계기를 마련하고 민생경제 회복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가 공개한 특사 명단에는 김 전 지사와 를 비롯해 국정농단 관련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과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 박근혜 정부 고위 관계자들, 이명박 정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 주요 공직자 및 정치인 55명 포함됐다. 정부는 이번 사면을 놓고 '통합'과 '화합'에 방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박성제 법무부 장관은 이날 광복절 특별사면을 발표하며 "국정 수행 과정에서의 잘못으로 처벌받았으나 장기간 공직자로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전직 주요 공직자를 비롯한 여야 정치인 등 55명을 사면해 정치 이념을 넘어선 통합과 화합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여론 왜곡 관련자들에 대해 여야 구분 없이 사면을 실시해, 그로 인한 정치적 갈등 상황을 일단락하고 국익을 위해 통합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전 지사 복권은 여야 모두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지사가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통령 선거에 모두 출마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비이재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지사는 복권 확정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사회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고민하겠다"며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더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겠다. 복권을 반대했던 분들의 비판에 담긴 뜻도 잘 헤아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의힘에서는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반대한 한동훈 대표와 윤 대통령 간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다. 한 대표는 측근들을 통해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반성하지 않은 김 전 지사의 복권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전직 주요 공직자와 정치인을 포함해 중소기업인·소상공인, 청년, 운전업 종사자 등 서민 생계형 형사범과 특별 배려 수형자, 경제인 등 총 1219명에 대해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아울러 여객·화물 운송업 운행정지 및 감차 명령, 생계형 어업인의 면허·허가, 신고 및 해기사 관련 경고·정지, 운전면허 관련 취소·정지 등 행정 제재자 총 41만 7260명에 대한 행정제재 특별감면 조치를 시행했다. 또 모범수 1135명을 14일 자로 가석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