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헤즈볼라, 보복 공격 임박 관측…이스라엘 최고 경계태세
美 "며칠 내 이란 보복 공격 가능성"…휴전 협상 재개 촉구 독일·영국 등 이란에 '확전 자제' 요구…이란 '모호한 태도'
2024-08-13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살해되면서 중동지역 전운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이란의 대이스라엘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이스라엘이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국제사회는 갈등 완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란 또는 그들의 대리인이 며칠 이내에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중동에서 긴장 고조 상황을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4개국 정상과 통화를 하고 중동 긴장 고조 상황에 논의했다고 밝히며 "우리는 역내 어떤 폭력 확산 혹은 이란 및 그 대리인에 의한 공격을 보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는 15일 예정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재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이집트·카타르 등 중재국은 하마스와 이스라엘에 15일 카타르 도하나 이집트 카이로에서 휴전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으나, 하마스는 협상 참여 여부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처럼 이란의 '공격 임박' 예측이 거론됨에 따라 이스라엘은 군 경계태세를 최고로 끌어올린 상태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공격과 방어에 있어서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지난 며칠간 우리는 방어를 강화하고 대응 공격 옵션을 만드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도 이란의 군사행동 자제를 위한 설득에 나섰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4개국 정상과 함께 이란의 보복 공격 중단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냈고,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번 주 카타르, 이집트,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을 직접 찾아 갈등 완화 방안을 모색한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각각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통화하고 확전을 자제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도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통화에서 "분쟁의 확대를 피하고 대신 대화와 협상, 평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무력 행위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지속해 나오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군이 지난 10일 가자시티 학교를 공격한 것에 대해 "가자지구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인명 손실이 지속되는 것을 규탄한다"며 12일 즉각적인 휴전과 조건 없는 인질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란 내에서는 '보복론'과 '신중론'이 맞서며 구체적인 공격 시점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이란의 '모호한 태도'는 중동 지역 내 '전면전' 발생을 방지하면서도 역내 긴장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된 심리전'이라는 분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