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 지명 후폭풍…야권 "채 상병 사건 '입틀막 인사'"
野, 尹 '안보 라인' 인사 발표 이후 일제히 반발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대통령실 졸속 이전 등 지적
2025-08-13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김용현 후보자를 국방부 장관에 지명한 것에 대해 야권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김 후보자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당사자인 점, 대통령실 졸속 이전 등을 이유로 들며 부적격 인사라는 주장이다. 이에 야권은 윤 대통령을 향해 즉각 지명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대통령실의 안보 라인 개편과 관련해 '입틀막 인사'라고 비판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후보자를 두고 "해병대원 순직 사건과 관련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배후로 지목된 사람"이라며 "국방부 장관이 아니라 당장 수사 외압 피의자로 조사받아야 할 인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카이스트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아서 '제2의 차지철'로 불렸던 사람 아닌가"라며 "김 내정자를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건 채 상병 사건의 진상을 기필코 '입틀막' 하겠다는 '오기 인사'"라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신임 국방부 장관에 김 후보자를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국방 안보 전문가이며 합리적이고 희생적인 지휘 스타일로 군 안팎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며 "초대 경호처장으로 군 통수권자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국방 장관으로 적임자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도 '입틀막 사건'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의 국방 장관 인사를 비판했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은 국회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내친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 후보로 지명했다"며 "시대착오적 과잉 경호로 국민을 겁박하기 위해서"라고 꼬집었다. 이어 "밀정들에 둘러싸인 술 취한 대통령이 나라를 정말로 팔아먹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야당은 부적격 인사에 대해 윤 대통령이 '결자해지'할 것을 촉구했다. 임명을 강행한다면 안보 공백 등은 불가피할 것이란 주장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혁신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는 대통령실 졸속 이전을 주도하며 나랏돈을 낭비하고 안보 공백까지 초래했다"며 "이런 사람이 국방부 장관으로 오면 군령이 제대로 서겠나. 김 후보자의 후보자 지명을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이며 군 내 자정 기능을 해야 하는 방첩사령관도 충암고 출신, 신호정보(SIGINT)를 다루는 777사령관도 충암고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번에 김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완전한 친정 체제가 되고, 군 내 자정 기능이 사라져 인사 참사가 안보 참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