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보호사 인력난이 부른 노인학대… “사회문제로 접근해야”
요양보호사 중 50·60대 90% 가량 차지 열악한 근무환경 학대 원인 될 수 있어
2025-08-13 김수현 기자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요양시설 내 노인학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요양보호사들의 높은 연령과 낮은 전문성, 열악한 처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시스템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자격시험 합격자 중 상대적으로 고령인 50~60대의 수는 약 75%를 차지한다. 시험 합격자의 나이가 높아짐에 따라 시설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중 50~59세가 49.8%로 가장 많고, 60~69세가 38%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20대와 30대가 전체 요양보호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0.4%, 1.2%에 불과하다. 연령뿐만 아니라 성별 편중 역시 심각하다. 시설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총 6만8217명 중 여성의 수는 6만4671명으로 전체의 9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대다수의 요양보호사가 50대 이상의 여성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장애를 지난 노인들에게 충분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시설의 경우 24시간 운영되는 곳이 많아 야간 근무과 함께 격일제 또는 2교대 등의 근무형태를 지녀 장시간 노동에서 오는 부담이 매우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전체 요양보호사 중 약 70%가 열악한 근무 조건 때문에 3년 이내에 퇴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요양보호사의 평균 임금은 최저임금 선에서 형성돼 있는 것도 이들이 요양원을 떠나는 것으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요양보호사의 고령화와 마찬가지로 부족한 전문성 역시 노인학대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요양보호사는 다른 자격증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시험 중 하나다. 다수의 교육기관이 개인이 운영하는 영세 업체로 연 3회 시행되는 자격시험을 앞두고 1~2달 사이에 필수 이수 교육시간인 240시간을 채우는데 급급한 실정이다.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직원은 노인학대에 대한 의식이 낮고, 노인들이 겪고 있는 장애와 병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잘못된 방식의 돌봄을 지속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요양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번아웃 및 정서적 피로감 등은 학대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김혜수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은 “높은 스트레스를 느끼는 직원은 부적절한 돌봄과 학대를 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기 쉽다”며 “공격적 성향이 짙은 노인은 직원에게 욕을 하거나 폭력을 가하기도 하는데, 이럴 때 과부하를 느끼는 직원은 강한 힘을 주어 노인을 제압하려 하거나 신체적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부적절한 돌봄이나 학대가 어떻게 노인과 직원을 병들게 하는지 고민하고 노인의 개별성을 중시한 인간 중심 케어를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