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독거노인 급증 속 고립·고독사 사각지대↑
65세 이상 고령자 중 '혼자산다' 22.5% 고독사 절반, 60세 이상…"전수조사 후 관리 체계 재정립 필요"
2025-08-13 권한일 기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급속한 인구 고령화와 노인 빈곤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고립된 생활을 하거나 고독사에 이르는 노인이 크게 늘고 있다. 국내 노인 5명 중 한명은 혼자 살고, 홀로 운명하는 이들 중 절반 가량은 6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내국인 고령자(65세 이상) 중 혼자 사는 인구는 22.5%(213만8000명)였고, 친족 또는 집단가구와 함께 거주하는 인구는 75.6%(717만5000명)로 집계됐다. 고령자만 있는 가구는 1년 전보다 7.2%, 독거노인은 8.3% 증가했다. 전체 연령대 평균 1인 가구 증가율은 2020년 8.1%에서 2021년 7.9%, 2022년 4.7%, 지난해 4.4% 등으로 둔화하고 있지만, 독거노인 비율은 꾸준히 늘고 있어 대조적이다. 혼자 살다가 고독사하는 노인 수도 매년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 2021년 집계된 60세 이상 고독사는 1605명으로 전 연령대(3378명)의 절반(47.5%)에 육박한다. 특히 80세 이상 남성들의 고독사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0~50대 남성들의 연평균 고독사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60대부터는 두 자릿수로 크게 뛰었다. 60~69세의 고독사 연평균 증감률은 20.1%에 달했고, 70~79세는 12.5%, 80세 이상은 23.0%였다. 여성 고독사 또한 초입 고령으로 분류되는 60~69세(11.4%)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복지부는 의료진이 직접 독거노인을 방문·진료하는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작년 1차 시범사업에서 28개 시·군·구 28곳에 걸쳐 재택의료센터가 운영됐다. 올해 2차 시범사업에서 72개 지역, 총 95곳이 운영 중이다. 복지부는 오는 2027년까지 전국 25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독거 및 2인 노인 가구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장비를 설치해 화재·낙상 등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구급·구조를 지원하는 응급안전안심서비스도 확대·고도화 중이다. 센서를 통해 위급상황이 감지되면 119에 자동 신고되고, 화장실 또는 침실에 설치된 응급 버튼을 눌러도 119로 즉각 신고된다. 또 노인의 움직임·심박·호흡 등 활동량 감지를 통해 응급상황이 의심되면 응급요원에 알림이 전송된다. 전문가들은 노인 고독사 고위험군 전수조사를 통한 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노인 고독사는 노인 빈곤 및 핵가족화에 따른 가족해체 등 여러 현상과 연결돼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위험 노인들을 전수조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지자체는 지역 독거노인 안부를 확인하는 인력을 확대하고 시스템이 정착된 '치매안심마을'과 같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