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예금 다시 들까… 수신금리 은행 추월
상상인저축銀 4개 정기예금 3.91% 금리 적용 기준 금리보다 높은 정기예금 200여개 판매 중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시중은행은 예금 금리를 내렸지만, 저축은행은 금리를 올리면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위축된 신규 대출 영업의 활성화를 위한 실탄 확보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65%다. 은행별로는 지난 6월 0.25%p 금리를 인상한 상상인저축은행이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 중이다. ‘뱅뱅뱅·비대면·회전E·회전 정기예금’ 4개 상품이 3.91%(단리)의 금리를 제공 중이다.
BNK·CK·머스트삼일·바로·엠에스·청주저축은행들은 3.90% 금리를 적용 중이다. BNK저축은행의 ‘삼삼한정기예금’을 비롯해 바로저축은행의 ‘SB톡톡 정기예금’, 청주저축은행 ‘펫팸정기예금’ 등이 해당한다.
3.80%대 금리를 주는 상품은 50개가 넘는다. HB·대한·더블·애큐온·조홍·참저축은행이 ‘3-UP 정기예금’ 등 3.85%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DB저축은행 ‘M-DreamBig 정기예금’, OK저축은행 ‘OK e-안심정기예금’, JT친애저축은행 ‘비대면 회전식 정기예금’, 상상인저축은행 ‘크크크 회전정기예금’, 영진저축은행 ‘e-정기예금’ 등도 3.80% 이상의 예금을 준다.
기준 금리 3.50%보다 높은 저축은행의 정기예금도 180개에 달한다. 페퍼저축은행의 ‘AI배구사랑 회전정기에금(3.75%)’, 국제저축은행 ‘꿈 찾아 정기예금(3.70%)’, 고려저축은행 ‘GPS 정기예금(3.65%)’, KB저축은행 ‘kiwi회전식 정기예금(3.60%)’, 애큐온저축은행 ‘모바일예금(3.55%)’, IBK저축은행 ‘IBK SB e-회전정기에금(3.51%)’ 등이 기준 금리 대비 0.1%p라도 금리를 더준다.
이는 최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기준 금리 밑으로 떨어진 시중은행과 상반된 모습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우대금리 포함)는 연 3.42%다. 신용카드나 각종 관리비 이체 등에 따른 우대금리를 제외하면 연 3%다.
그렇다면 저축은행이 수신금리를 높여 ‘고객 모시기’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하반기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실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한다. 저축은행은 수신(예금)으로만 자금조달이 가능한 데다 예대율(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 규제를 준수해야 해야 하기 때문. 본격적으로 영업(대출)에 시동을 걸기 위해선 수신 잔액부터 채워야 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저축은행업계는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로 연체율이 치솟아 대출 규모를 줄였다. 건전성 지표 악화로 대손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실적 부진이 심화하자 저축은행은 건전성 관리를 우선 과제로 삼은 것. 이에 신규 대출 영업이 어려워졌고 자금 조달을 위해 높은 금리로 수신을 유치할 이유도 사라졌다. 지난 5월 기준 저축은행 수신(말잔)은 101조9185억원으로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째 감소세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악화로 인해 신규 대출 취급을 보수적으로 했지만,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 것으로 판단해 수신고 확충에 나섰다”라며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대출 취급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커 수신고를 미리 확충하기 위해 고금리 수신 상품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