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갈아탈라”...고객 잡기 경쟁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시행 앞두고 조바심 로보어드바이저 핵심...투자일임서비스 가능
2025-08-18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시행 1년 만에 32조원이 넘는 돈이 몰리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최대 400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10월 시행 예정인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까지 맞물리면서 금융회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32조909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조2634억원 증가했다. 가입자수는 565만명으로 전분기 대비 38만명 늘었다. 디폴트옵션 제도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7월 12일부터 본격 시행됐는데, 도입 1년에 만에 적립액이 32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시장의 크기가 점점 커지면서 금융권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여기에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오는 10월 시행되면서 경쟁사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각사의 조바심도 커지고 있다. 퇴직연금 현물이전은 한 금융사의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옮길 때, 상품 그대로 이전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금융권은 대체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활용한 투자자 저변 확대와 수익률 제고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인공지능(AI)이 투자자에게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것이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이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AI에 투자종목 조정과 매수, 매도 등 투자 관련 결정 전반을 맡기는 투자일임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신한은행은 현재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기업 콴텍, 글로벌 자산배분 전문 운용사 쿼터백자산운용과 손잡고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퇴직연금 인공지능 알고리즘 운영방향, 포트폴리오 설계 원칙 등에 관한 협의를 마무리 짓고 시장 변동 대응 전략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증권도 올해 하반기에는 AI 기술을 접목한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로보어드바이저, 개인연금 랩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8월부터 퇴직연금 개인고객 모두를 대상으로 ‘1:1 대면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컨설팅을 통해 투자상품솔루션 포트폴리오 등을 제공한다. 지점PB 관리자가 매칭돼 있는 고객의 경우 전담PB와 전문컨설턴트가 함께 컨설팅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