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구급대원의 병원선정을 존중해주세요

2024-08-14     완도소방서 고금119안전센터 소방사 김주영
사진=완도소방서

매일일보   |  최근 한 언론보도에선 자신의 아이가 고열에 시달린다며 119를 부른 부모가 약 2시간 거리의 특정병원으로 이송해달라고 고집을 부렸다는 사연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실제로 구급현장에서 마주하는 구급대상자들은 경증임에도 무조건 자신들이 다니는 병원 혹은 만성질환자들에 한하여 약을 타러다니는 대형병원 위주로의 이송을 원하는 경우가 다수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구급대원들이 가까운 병원의 응급실로 이송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모든 소방서에 설치된 구급대는 Pre-KTAS(중증도 분류체계) 교육을 수료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여 병원 이송중에 있으며 이는 119구급대원이 응급환자의 주 증상을 초기 평가하여 의료기관에 사전에 수집한 정보를 전달, 이를 통해 신속하게 병원 선정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위와 같은 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무분별하게 장거리 이송 및 특정병원으로의 쏠림현상이 발생할 때는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하여 생명이나 악화 가능성이 높은상태의 환자의 소생에 치명적일 수 있으며 나아가 해당 지역의 구급차가 장시간 부재하는 공백시간이 발생한다. 

또한 이를 메우기 위해 인접한 지역의 구급차가 들어오고 나가며 그 공백은 점점 늘어나고 그로 인해 새롭게 발생한 긴급환자에게 빠르게 접근할 수 없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구급대원들의 병원선정을 존중하여 나의 사랑하는 가족의 골든타임 뿐 아니라 나의 지역 주민의 골든타임까지 지킬 수 있다. 다시 한번 우리 모두의 성숙한 의식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