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전쟁 속 인간의 얼굴을 기록한 남자 『로버트 카파』
- 20세기 최고의 전쟁 사진작가로 꼽히는 로버트 카파. - 유럽 전역을 여행하며 카파의 흔적을 기록한 김경훈 기자의 역작! - 70주기를 맞아 사진으로 세상을 읽어낸 그의 예술 세계 조망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진실이 가장 훌륭한 사진이며 최고의 선동propaganda이다. -로버트 카파
카파는 사진을 통해 우리에게 매우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
앙드레 프리드먼에서 로버트 카파로
책은 카파가 어떻게 헝가리 출신의 가난한 유대인 소년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작가가 되었는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1913년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앙드레 프리드먼의 어린 시절부터, 그가 반파시즘 운동에 참여하며 겪은 정치적 박해, 그리고 베를린과 파리로의 망명 과정을 다룬다. 특히 그의 연인이자 동료였던 게르다 타로와의 만남, 그리고 그들이 함께 ‘로버트 카파’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낸 과정을 상세히 묘사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카파의 정체성 형성 과정과 그의 예술관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카파의 첫 전쟁 취재였던 스페인 내전도 다루고 있다. 그의 유명한 〈스페인 병사의 죽음〉 사진에 얽힌 논란도 함께 조명한다. 저자는 이 사진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오랜 논쟁을 상세히 소개하며, 이 논란이 카파의 명성과 전쟁 사진의 본질에 대해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를 분석한다. 또한 스페인 내전 당시 카파와 타로의 활동을 통해, 그들의 사진이 어떻게 전쟁 보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는지도 설명하고 있다.저자는 또한 카파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노르망디 상륙작전 사진들의 배경과 그 역사적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약간 흐린(Slightly Out of Focus)’ 사진들이 탄생하게 된 극적인 상황과, 이 사진들이 어떻게 전쟁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는지를 분석한다. 또한 카파가 전쟁 중 겪었을 심리적 고통과 트라우마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사랑과 상실
저자는 또한 카파가 동료 사진작가들과 함께 설립한 매그넘 포토스의 창립 과정과 그 의의를 설명한다. 매그넘의 설립이 어떻게 사진작가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독립적인 포토저널리즘의 발전에 기여했는지를 분석하면서, 카파의 리더십과 비전이 매그넘의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명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카파는 소련을 방문하거나 이스라엘 건국 초기의 취재 활동에도 열심이었다. 저자는 냉전 시대 초기 카파의 정치적 입장과 그의 작품 활동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분석하면서 매카시즘 시대에 카파가 겪었던 어려움과 그의 대응도 함께 서술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카파의 마지막 취재였던 인도차이나 전쟁과 그의 비극적인 죽음을 상세히 다루면서, 그가 왜 다시 전쟁터로 돌아갔는지, 그리고 그의 마지막 순간들이 어떠했는지 생생하게 묘사한다. 또한 카파의 죽음이 전쟁 보도와 사진 저널리즘 분야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카파 사후, 그의 동생 코넬 카파가 형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기울인 노력도 언급하고 있다. 국제사진센터(ICP) 설립과 ‘멕시칸 슈트케이스’ 전시회 등을 통해 로버트 카파의 작품이 어떻게 보존되고 재평가되었는지 설명하면서 현대 포토저널리즘에 미친 카파의 영향과, 그의 작품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가지는 의미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카파의 생애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의 작품과 삶이 20세기의 주요 사건들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저자는 카파의 사진들이 단순한 전쟁 기록을 넘어 인간의 고통과 희망, 그리고 전쟁의 무의미함을 어떻게 포착했는지 분석한다. 특히 카파의 대표작들을 상세히 분석하면서, 그의 사진 기법과 구도, 그리고 그가 포착한 순간들의 의미를 일반인들도 쉽게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카파의 복잡한 성격과 내면세계도 탐구한다. 전쟁의 참상을 목격하며 겪었을 트라우마, 알코올과 도박중독, 그리고 끊임없는 여성 편력 등 카파의 어두운 면도 솔직히 다룬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위대한 전쟁 사진작가’라는 신화 뒤에 숨겨진 인간 로버트 카파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사진의 역할과 사진가의 책임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카파의 유산에 대해 고찰한다. 카파가 남긴 사진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며, 그의 작품이 단순한 전쟁 기록을 넘어 평화에 대한 강력한 호소라고 평가한다. 또한 디지털 시대의 포토저널리즘이 직면한 도전과 기회를 카파의 유산과 연결 지어 분석한다.
이 책은 풍부한 사진 자료를 함께 실어 독자들이 카파의 작품을 직접 감상하며 그의 예술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또한 카파와 관련된 다양한 일화와 증언들을 수록해, 독자들이 그의 삶과 시대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