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핵심 경합주 '선벨트'서 박빙···주택 대책 표심 가른다
애리조나·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네바다 4개 경합주 조사 주택 문제 뇌관 부상···공약으로 경합주 표심 잡기 '총력'
2025-08-1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미국 차기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겨루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핵심 경합지역인 이른바 '선벨트'에서도 팽팽한 경합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지에서 누구 한 명이 치고 나가지 못하는 형국이 계속되는 가운데, 현지에선 '주택 위기' 해법이 경합주 표심을 가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애리조나(8~15일·등록 유권자 677명), 조지아(9~14일·등록 유권자 661명), 노스캐롤라이나(9~14일·등록 유권자 655명), 네바다(12~15일·등록 유권자 677명)를 대상으로 대선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두 후보는 각각 2개 주에서 우세하며 박빙 구도를 형성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애리조나에서 50%의 지지율을 기록해 트럼프 전 대통령(45%)에 5%포인트(p) 앞섰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49%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7%)에게 오차 범위(±4.2%) 내에서 우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에서 50%의 지지율로 해리스 부통령(46%)을 제쳤고, 네바다에서는 48%의 지지율로 해리스 부통령(47%)을 1%p 차로 앞섰다. 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후보 시절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했던 4개 '선벨트' 주에서 빠르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조사 결과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이 얼마나 빠르게 2024년 대선 지형을 바꿔 선벨트를 다시 경합주의 한복판에 올려놓았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앞서 NYT와 시에나대가 지난 10일 공개한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3개 경합주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4%p 앞선 바 있다. 이들 3개 주는 이른바 '블루월'로 불리는데, 민주당이 7개 경합주 가운데 가장 승부를 걸어볼 만한 지역으로 꼽힌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승리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블루월'이나 '선벨트' 가운데 한 곳을 잡아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 후보가 경합주에서 초박빙 승부를 벌이는 상황에서 주택 시장의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임대료 상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현지에선 주택 문제 해법이 경합주 표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택 시장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안과 불만이 누적되는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이 공약 경쟁에 나섰다고 이날 보도했다. 현재 미국 주택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정책의 여파로 얼어붙은 상태다. 관련해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 2만5000달러(약 3390만 원)의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일반 주택 건설업자들에 대한 세제 혜택과 함께 주택임대 기업과 투자자들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공화당은 연방정부 소유 토지에 주택을 건설하겠다는 내용의 정강·정책을 발표했다. 아울러 트럼프 캠프는 민주당처럼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세제 혜택 공약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