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위해 ‘우크라·러시아’에 앨범 보낸 신인 트로트 가수 ‘눈길’
KBS 근로자 가요제 대상 경북 칠곡 김채연 씨, 첫 앨범 우크라·러시아 헌정
매일일보 = 이정수 기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와 국민들이 ‘K-트로트’를 부르며 행복한 일상을 누리길 기원합니다.”
러시아 본토까지 전장이 확장되는 가운데 2년 동안 전쟁을 이어온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를 위해 데뷔 앨범을 보낸 신인 트로트 가수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6·25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 출신으로, 지난달 앨범을 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가수 김채연(본명 김미순·53) 씨다.
그는 서울에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사관에 “포성이 멈추고 국민들이 한국의 전통가요를 들으며 어깨춤을 추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이 담긴 영어 메모와 함께 각각 앨범 100장을 보냈다.
자신의 곡처럼 밝고 경쾌한 리듬이 이어지는 K-트로트가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음반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주한우크라이나 대사관을 통해 전쟁 복구 비용으로 기부할 의사도 내비쳤다.
김 씨는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가수의 꿈을 접지 않고 활동을 이어오다 2022년 KBS 전국 근로자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의 곡은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평행선, 남이가, 미운 사랑 등의 작곡자이자, ‘KBS 전국노래자랑 ’심사위원으로 알려진 송광호 씨가 작사와 작곡을 맡았다.
한국 전통 트로트의 맥을 계승해 경쾌한 리듬에 가사가 단순하고 반복적이라 남녀노소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 씨는 타이틀곡 ‘남과 여’의 가사를 소개하며 평화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노랫말처럼 남자는 연예, 여자는 사랑을 추구하는 너무 다른 만남이지만 결국은 서로 사랑하며 공존한다”라며“남자와 여자처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금은 서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언젠가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길을 함께 걸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음악은 총보다 강하다. 한국인만의 흥과 리듬이 있는 K-트로트를 통해 평화와 반전 메시지가 울려 퍼지길 바란다”라며“전쟁이 끝나고 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트로트를 부르고 싶다는 바람으로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각별한 관심과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