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계속 줄어드는데… 사교육비는 매년 최고치
사교육비 부담은 저출산 원인으로도 꼽혀
2025-08-19 최한결 기자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저출산 여파로 초·중·고교생은 매년 급감 추세인 반면 사교육비는 매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 학부모들의 부담을 경감시킬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9일 통계청의 2023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000억원으로 2022년 26조원 대비 4.5% 늘었다. 2021년 23조4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지난해 초·중·고 전체 학생 수는 521만명으로 전년 대비 7만명 줄었다. 그럼에도 사교육비 총액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7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작년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성과계획서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목표를 2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교육비 증가세는 고등학생이 주도했다.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7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늘었다. 이는 지난해 6월 킬러문항 배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능 출제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 탓에 학원으로 간 고등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8% 증가한 43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는 39만8000원(6.8% 증가), 중학교 44만9000원(2.6% 증가), 고등학교는 49만1000원(6.9% 증가)으로 모든 학교급에서 늘었다. 교육계에서는 올해도 사교육비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교육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정시 규모가 늘어난 상황에서 의대증원부터 무전공 확대 정책까지 입시지형을 크게 흔들면서 수요자들이 사교육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교육비 부담은 국내 고질적 문제인 저출산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사교육비가 저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2022~2025년 합계출산율과 실질 사교육비를 분석한 결과 사교육비 증가로 인해 감소한 출산율은 약 0.120명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합계출산율 하락의 약 26.0%가 사교육비 증가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 '사교육 경감대책'을 발표했지만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효과가 미비하다. 정부의 대책으로 사교육비가 얼마나 줄어들지 의문인 상황에 학부모와 학생들의 인식 변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 연구소장은 "학생 인구는 감소됐지만 여전히 대학 서열화가 진행되고 대학 입시 기준으로 경쟁 압박이 높기 때문에 사교육비 증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입장에서는 사교육을 줄일 수 있도록 교육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데 해당 정책을 정부가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