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보증 사고액 3조원 돌파··· 1년새 36% 급증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올들어 7개월 간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아 발생한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3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3조818억원, 사고 건수는 1만4250건이다.

월별 보증사고액은 2월 6489억원을 정점으로 4개월 연속 줄었지만, 6월 3366억원에서 7월 4227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 1∼7월 누적 전세 보증사고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2조2637억원)보다 36.1% 증가했다.

세입자로부터 전세금 반환을 요청받은 HUG가 올해 상반기 내어준 돈(대위변제액)은 2조4177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대위변제액 1조6506억원보다 46.5% 늘었다.

다만 HUG는 올해 상반기까지 만기 도래한 전세계약의 보증 사고율이 높게 나타났지만 하반기부터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매매·전셋값이 정점이었던 2022년 5∼7월 체결된 전세계약 만기가 지나면 빌라 역전세 문제도 어느 정도 가라앉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실제로 서울 빌라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올해 4∼5월을 기점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통상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집을 처분해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깡통전세'로 분류한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빌라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원 춘천으로 93.3%를 기록했다. 뒤이어 인천 미추홀(92.6%), 충남 아산(89.2%), 전북 익산(88.6%)의 전세가율이 높았다.

서울에서 빌라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여전히 강서구(80.5%)다. 금천구(81.0%), 강동구(78.4%)가 뒤를 이었다. 

반면 용산구(49.6%)는 서울에서 빌라 전세가율이 가장 낮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제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내어주지 않을 때 HUG가 자체 자금으로 우선 세입자에게 반환한 뒤 약 2∼3년에 걸쳐 구상권 청구와 경매를 통해 회수하는 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