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株 조단위 자사주소각에 강세 기대감

하나금융 전년 두배 규모 자사주 소각 개시 KB금융 1조원, 신한금융 3조원 소각 예고

2025-08-19     최재원 기자
4대금융지주.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정부의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에 따라 주주환원 계획을 밝힌 금융지주사들이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며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이날 자기주식 511만5718주(3000억원)를 소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작년 한해 동안 소각한354만6878주(15000억원)의 두배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1월 31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3000억원 규모 소각 계획에 맞춰 2월부터 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후 지난 7일 주식소각결정 정정 공시를 냈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26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상반기 내 매입한 자사주는 8월 중 전량 소각 예정”이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가나 금융시장 상황, 경영실적, 자본비율 등을 감안해서 탄력적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이어나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 2월부터 자사주 336만6257주(1500억원)를 사들인 뒤 3월 전량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는 10월 말까지 689만6551주(3000억원)를 소각하기 위해 주식을 장내 매수 중이다. 신한금융은 오는 2027년까지 주식수 약 5000만주를 감축하고, 이를 통해 목표 자기자본이익률(ROE) 10%와 총주주환원율 50%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약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를 목표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총주주환원율이 40% 이내일 경우 현금 배당성향을 30% 수준으로 실시하고 나머지는 전액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한다. KB금융은 지난해 8월부터 취득한 558만4514주(3000억원)와 올해 2월부터 취득한 440만주(32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상반기 실적발표 당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이번 자사주 소각과는 별도로 진행 중이다. KB금융은 밸류업 예고 공시 첫 주자로,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이라는 업계 최초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모두 합산하면 1조원 규모의 소각을 진행하는 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의하면 KB금융은 4대 금융 중 자사주 소각 규모가 가장 많은 곳으로 나타났다. 반기마다 약 3000억원대의 자사주를 태우는 것으로 확인됐다. KB금융의 올해(지난 8일 기준) 주가 상승률은 51.9%에 이른다. 하나금융(37.3%), 신한금융(35.0%) 등 역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지주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밸류업 정책 기대감과 금리 트레이딩 관점에서 금융주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 자본시장 접근성의 제고 방안, 밸류업 프로그램 등 정책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은행산업 규제 완화 정책이 검토되면서 금융주의 주도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금융지주들의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하반기에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밸류업 정책 기대감과 금리 트레이딩 관점에서 금융주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 자본시장 접근성의 제고 방안, 밸류업 프로그램 등 정책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은행산업 규제 완화 정책이 검토되면서 금융주의 주도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금융시장 규제 완화로 수익성 상승이 동반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상승시키거나 자기주식 매입소각 규모를 늘리는 데는 적합한 업종”이라며 “밸류업 언급 이후 주주환원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는 생각이 들지만 주주환원 이전에 우선 수익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