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영수회담 던졌지만...거부권 정국에 대통령실·여당 '시큰둥'
'연임' 이재명, 영수회담·여야 대표 회담 제안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 발의 놓고 충돌 이재명, '日 마음' 발언 겨냥 "엄중 조치 필요"
2025-08-19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민생'을 강조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회동을 타진했지만 최종 성사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한 대표가 주장한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을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고, 이 대표가 강조하는 '전국민 25만원법'을 두고도 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친일 논란'까지 넓게 전선이 펼쳐져 있어 '이재명 2기' 지도부에서도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전날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우선 국회가 정상화돼야 한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이 추진하는 특검·청문회·국정조사에 대해서도 "그게 영수회담으로만 풀 일인가"라며 "여야가 서로 국회 정상화부터 했으면 좋겠다"고 재차 말했다. 이 대표가 민생을 논의하자며 영수회담 제안하는 한편, 윤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과 국정조사를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펴는 데 있어 이 대표의 제안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이 영수회담 전제 조건으로 내건 국회 정상화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채 상병 특검법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을 두고 양당이 계속 충돌하고 있다. 자칫 영수회담은 물론 여야 대표 간 만남도 불발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민주당은 당장 새 지도부 출범 첫날부터 여당을 겨냥한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 발의를 압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가) 당 대표 선거 때는 제3자 추천 특검을 해야 한다고 했다가 뒤에는 발을 빼더니 다시 추가 조건을 덧붙였다"며 "한 대표는 조건을 달거나 토를 달지 말고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특검안에 대해 갈팡질팡한다면 국민께서는 앞으로 한 대표를 믿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26일까지 한동훈표 특검안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미 제출된 위헌적 특검안을 철회하고 더 이상의 특검법 발의와 탄핵청문회를 중단하겠다는 선언부터 하는 게 순서"라며 사실상 박 원내대표의 요구를 거절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보공작 의혹까지 구명로비 의혹으로 둔갑시켜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놓고, 열흘 안에 의견을 모아 제3자 특검법을 발의하라는 것은 참으로 아버지 이재명 1인 정당다운 발상"이라며 "이 대표나 박 원내대표가 전당대회 막바지에 꺼내든 제3자 특검법이 금투세에 관한 토론 제안을 피해 가고, 최고위원 출마자들의 돌이킬 수 없는 막말을 덮기 위한 국면 전환용 떠넘기기가 아니길 바란다"고 맞받았다.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격차해소특별위원회'를 신설해 차별화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대표는 "(국민의힘의) 격차 해소 정책은 일률적인 현금 살포와 다르다"며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있는 정책으로 국민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차후 당 목표나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격차해소특위의 내용을 포함해 나가겠다"며 "이런 부분이 25만원을 일괄 살포하겠다는 민주당과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일본의 마음' 발언에 대한 민주당의 비판도 이어졌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회의 말미에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 공직자는 대한민국 국민이 뽑은 국민의 대리인들"이라며 "대통령실에서 배려해야 할 것은, 대일본제국 천황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일본 국민의 마음을 살필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마음을 살피시길 바란다"며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즉각적인 엄중한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향후 공세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