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방문 野 의원들 "日, 강제징용자 공개 의견서 접수조차 거부"
19일 국회서 방일 결과 기자회견 "尹 정부, 친일 행각 즉시 중단 촉구"
2025-08-19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야 3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일본 당국이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 적시' 등 요구서의 현장 접수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들에 대한 조사를 단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관련 협상 내용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재강·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준형·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으로 구성된 '사도광산 진실수호 대한민국 국회의원 방일단'은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관되게 굴욕적 자세와 대변인 역할을 견지해 온 윤석열 정부는 혹시 대일 협상에서 이길 생각이 아예 없었던 것인지, 이기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방일단은 제79주년 광복절인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와 함께 니가타현 사도섬 등을 찾은 바 있다. 이들은 최근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과정에서 '조선인 강제동원'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 등에 대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살폈다. 또 전시 시설 이전과 사도광산에서 희생된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들의 명부 공개를 요청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회견문에서 '조선인 강제동원' 전시관이 마련된 아이카와향토박물관과 관련해 "강제동원 내용이 전시된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규모부터 작은 데다, '한반도 출신 노동자' 관련 전시장은 삐걱대는 계단을 올라 3층 구석에 있었다"며 "전시물 대부분 간이 게시대에 인쇄물을 붙여놓은 형태였고, 유물이라고는 사실 여부조차 확인이 어려운 '나무 도시락' 한 점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도광산에 강제로 동원돼 고통받았던 조선인 노동자의 역사는 불분명하거나 은폐되고 있었다. 또 우리가 추도제를 지냈던 조선인 기숙사 터는 관련 안내판 하나 없이 방치돼 있었다"며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그들의 희생을 축소하려는 일본의 행태는 유네스코가 지향하는 인류 보편적 가치와 정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직격했다. 의원들은 "일본 당국은 이유도 밝히지 않고 면담을 거절했고 의견서의 현장 접수마저 거부했다"며 "이에 우리는 박철희 주일 대한민국대사를 만나 '공식 외교 경로'로 일본 외무성에 전달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주일 한국대사는 반드시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일단은 일본 정부가 역사적 잘못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유네스코 등재 구역 곳곳에 사실을 전시하고 조선인 기숙사 터 등 방치된 시설들에 대해서도 보존하고 기억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진정한 화해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일본 당국이 지금이라도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를 향해서는 "윤석열 정부가 일본 편에 서서 일본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대표할 자격을 상실한 것이며,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친일 정권임을 감출 양심조차 없나. 언제까지 국민을 기망할 생각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고,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친일 행각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