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불 안나는 '전고체 배터리'에 쏠린 시선

배터리 3사 전고체 배터리 양산 속도...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 삼성SDI 2027년 ·SK온 2029년·LG에너지솔루션 2030년 상용화 목표

2025-08-19     이미현 기자

매일일보 = 이미현 기자  |  인천 청라 아파트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하며 배터리 안전성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화재 위험이 낮은 '전고체 배터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위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끌어 올릴 방침이다. 무엇보다 업계는 현시점에서 중국산과 국내산 배터리로 양분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배터리 기업들이 화재 위험을 줄일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해 근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내 배터리3사 중 가장 빠른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 시점이 2027년이고, 다른 배터리 종류와 비교해 고가 제품에 속하기 때문에 양산 초반, 프리미엄 고가 완성차에 탑재될 전망이어서 대중화가 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3사는 화재 발화 및 폭발 위험이 거의 없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속도전에 돌입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배터리다. 기존 액체 전해질이 가연성·휘발성을 지닌 반면 고체 전해질은 불연성을 갖춰 화재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배터리 안전과 기술 수준을 함께 높일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도 불린다. 삼성SDI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중이다. 오는 2027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 3월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S라인)을 구축한데 이어 중대형전지사업부 내 ASB(전고체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하며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전고체 샘플 단계에서 개발 로드맵상 계획했던 성능 수준을 확보한 상황이고, 전고체 전지 양산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인 생산 공법과 라인 투자 계획도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생산 공법 확정과 일부 초기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크기·용량을 확대한 다음 단계의 샘플을 생산·공급할 예정이다. 삼성 SDI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파일럿 라인 구축을 하며 양산 준비를 구체화하고 있고, 경쟁사 대비 양산시점이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온은 2025년까지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황화물계 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2029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 목표를 제시했다. 앞서 SK온은 지난 1월 미국 솔리드파워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 가속 위한 기술이전협약 체결한 바 있다. SK온의 하이니켈 양극 및 셀 공정 기술과 솔리드파워의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기술을 결합해, 수명과 에너지 밀도 등 성능을 대폭 강화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이전 양산을 목표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단순히 실험 환경에서 구현하는 게 아니라 양산 환경에서도 제대로 성능을 낼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가 대중화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사실 고가의 전고체 배터리가 양산된 이후 소비 타겟층이 가격대가 높은 슈퍼 프리미엄급 완성차에 탑재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배터리 안전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선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와 간담회를 갖고, 전기차 및 배터리 안전 확보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등 안전성을 높인 배터리에 대한 지원 논의도 이뤄졌다. 정부의 전고체 배터리를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 등 관련 연구개발(R&D) 예산도 올해부터 본격 집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