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무게 실은 이재명 2기 지도부…'탕평 인선'에 22일 文 예방도

'금투세 반대' 진성준 정책위의장 유임 결정 文 세 달여 만에 만나 '통합' 메시지 내놓을 듯

2024-08-20     이설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비교적 온건한 성향의 인사들을 당직에 임명하고, 오는 22일에는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당내 '통합'을 강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력한 친명(친이재명)계 중심의 '2기 지도부'를 꾸리며 '일극체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을 해소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20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당 사무총장에 3선의 김윤덕 의원을, 당 정책위의장에는 3선의 진성준 의원을 유임한다고 발표했다. 사무총장은 당의 실무를 총괄하고, 정책위의장은 당의 정책을 결정하는 요직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러한 인선에 대해 "이재명 대표 1기 체제에서 2기 체제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맞아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한 인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진 의장 유임 결정이 '의외'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진 의장은 이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를 주장한 것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이에 당 관계자는 "다른 의견도 귀 기울여 듣겠다는 이 대표의 심중이 반영된 인사 아니겠냐"라고 평가했다. 또 이 대표는 18일 전당대회 당선 직후 수석대변인을 맡던 재선의 이해식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당 수석대변인에는 3선의 조승래 의원을 임명하는 당직 인선을 발표하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이 대표의 인선은 민주당 내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복권 등을 계기로 향후 민주당 내에서 계파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권 주자로 나설 이 대표가 '당내 분열 방지'라는 막중한 임무를 받은 상황에서, 인선을 통해 향후 '2기 지도부'의 행로를 보였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 대표는 오는 22일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예방하기도 한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지난 5월 노 전 대통령 15주기 추념식 이후 세 달여 만이다. 또 이 대표는 같은 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권양숙 여사도 예방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내 경쟁에서 어느 편에 섰는지는 우리 대업 앞에서 중요하지 않다"며 "확장을 가로막는 편협하고 배타적인 행태를 단호하게 배격하자"는 영상축사를 보낸 바 있다. 이에 현장에서 일부 강성 당원들이 야유를 보내는 등 당의 뿌리 깊은 계파 갈등이 드러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어떠한 '통합'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