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회동 성사…리더십·협상력 '시험대'

회담 의제 선정 단계부터 치열한 '신경전' '채 상병 특검·전국민 25만원 법' 등 충돌 금투세 논의는 공감…'유예 vs 폐지' 이견

2025-08-20     조현정 기자
(왼쪽)이재명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5일 만나 국정 현안을 논의한다. 특히 회담 의제 조율 단계부터 신경전을 벌이면서 '채 상병 특검법'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놓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는 양당 대표가 회담을 통해 쟁점 현안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리더십과 협상력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당은 지도부 교체 후 처음 성사된 당 대표 회동에서 다룰 의제를 놓고 벌써부터 각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을 비롯해 채 상병 특검법과 지구당 부활, 금융투자소득세 등을 주요 안건으로 꼽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금투세는 민주당과 공감대를 이뤘지만 그 외 국회 연금특별위원회 구성, 민생 법안 처리 등 비쟁점 법안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견해차가 큰 것은 채 상병 특검법이다. 민주당은 대표 회담 때 한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준비해 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영수회담과 대표 회담 우선 순위의 조건을 걸지도 않고, 한 대표가 하겠다고 공언한 의제들 중심으로 성의껏 의제를 고른 대표 회담"이라며 "한 대표와 국민의힘이 상식과 약속에 맞게 채 상병 특검법안 등 입장을 미리 준비해 좋은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논의 테이블 자체에 채 상병 특검법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채 상병 특검법은 수차례 당론으로 반대해 왔다"며 "두 번이나 대통령 재의 요구가 된 사안 아닌가. 여야 대표 첫 만남에서 논의하자는 것은 결국 민주당 주장만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투세 폐지를 비롯한 세제 개편 문제, 저출생 대응 법안 등 민생 관련 법안들을 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공통 의제로 꼽히는 금투세 역시 각론으로 들어가면 견해차가 커 합의를 장담할 수 없다. 당장 내년에 시행될 금투세에 대해 이 대표는 시행은 그대로 하되, 과세 기준을 완화하는 것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반면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대표의 대표 정책이자 22대 국회 민주당 당론 1호 법안인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도 양당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의제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당선 수락 연설에서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며 거듭 추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미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만큼 여당 입장에서는 논의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대신 국민의힘은 '보편 지원'이 아닌 '선별 지원'에 방점을 찍은 '격차해소특별위원회'를 띄우며 민생 지원금 정책에 맞불을 놨다. 이러한 입장차에도 이번 회담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한 대표의 경우 자신의 당 내 리더십을 확실히 세울 수 있는 첫 기회다. 이 대표는 차기 대권 주자로서 추진력과 협상력을 증명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