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19 악몽 재현되나… 醫·政갈등 속 셀프 방역 대응 눈살

8월 2주차 코로나19 입원환자수 1366명… 한달사이 10배가량 급증 政 “확진자 8월말 이후 점차 감소할 것”… 10월 중 백신 접종 醫·政, 코로나19 ‘각자 대응’… 협력 없이 비난 지속

2025-08-21     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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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코로나19 재유행이 이달 말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와 의료계 간의 협력 부족이 방역체계의 허점을 초래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병원급(220개소) 표본감시 코로나19 입원환자수는 △7월 2주 148명에서 △3주 226명 △4주 474명 △8월 1주 880명 △2주 1366명으로 한달 사이 10배 가량 급증했다. 환자 수가 갑자기 늘면서 약국가엔 관련 치료제가 부족하다는 국민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엔데믹 이후 확진자가 급감해 약국의 치료제 매입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7월말부터 재정당국과 치료제 구입 예비비 편성을 준비하는 한편, 지난주 약 6만명분의 치료제를 도입해 지역 현장에 배포했다. 추가 도입 물량을 전국 담당 약국에 공급해 이달 내 치료제 공급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또 24~25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도 실시한다. 예방접종은 현재 국내 및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변이에 대응해 개발된 신규 백신(JN.1 변이 등 대응)을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유행하는 균주인 KP.2, KP3는 JN.1 계열의 변이로, 신규 JN.1 백신은 기존 백신대비 약 5배 정도 면역 현성 효과가 높다. 이를 위해 10월 중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동시 접종이 가능하도록 현재 해당 백신에 대한 허가·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어르신과 면역저하자 및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는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세부 계획은 9월 중 발표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2년간의 코로나19 유행 추세를 고려해 이번 유행도 예년의 정점 수준과 비슷하게 8월 말까지 증가한 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과 더불어 각자 대응에 나서면서 방역의 중추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확진자 동향 파악 및 치료제 물량 관리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병원은 환자 진료와 치료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협력을 통해 철저한 방역망을 구축해야 할 상황임에도 의대 증원 정책으로 갈등을 빚는 양측은 협력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실제 방역당국의 대응은 치료제 수급과 확진자 숫자 파악에만 머무른 형국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질병청, 전문가와 함께 ‘코로나19 유행 대응방안 논의 위한 학계·의료계 전문가 참여 민관협의체’를 구성했다. 주요논의 안건은 △코로나19 유행 동향 및 분석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 △코로나19 치료제 확보 및 제공 △2024~2025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 △응급실 코로나19 환자 현황 등이다. 의사 단체가 빠진 전문가들이 모여 도출한 결론은 결국 국민에게 손씻기, 환기, 기침예절, 마스크 쓰기 등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강조하는 수준이다. 확진자에 대한 격리 여부 등 국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항목에 대한 가이드는 없었다. 의료계는 정부의 방역대책을 비판하며 기싸움을 이어가는 중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회를 구성해 의협이 자체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협의 대책도 정부 도움이 없으면 탁상공론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지난 2020년 팬데믹 당시에도 학술적인 감염병 대응을 위해 다양한 정책제시를 해왔다. 지역사회 의료기관 주도 재택치료 확대방안 마련,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호흡기환자진료센터, 먹는 치료제 공급 등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대응책이다. 다만 의협의 역할은 ‘정책 제시’란 한계를 가졌다. 특히 치료제 공급은 정부의 역할로, 의료계 혼자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이달 코로나19 유행세가 최고조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두 기관의 협력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는 의대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을 관철하겠단 입장을 내놨고, 의협은 어제(20일)도 정부부처 핵심 관료의 경질을 요구했다. 사직 전공의 대신 의료 현장을 지키던 보건의료 종사자마저 이달 29일 파업을 예고하면서, 유행세를 더 키울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간호사, 의료기사 등으로 구성된 보건의료노동조합은 그동안 업무 부담에 시달렸는데, 병원 측에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이들의 예고대로 파업이 시작된다면, 9월을 기점으로 현행 의료공백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병원에 파견된 군의관은 “최근 기침 감기 증세가 있다며 응급실에 찾아온 환자들 절대 다수가 코로나19 감염자였다. 정부는 유행세가 더 커지지 않을 것이라며 걱정하지 말라고만 하는데, 애써 응급실까지 와서 치료제 처방도 못 받은 환자들이 공감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