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회담, 첫 단계부터 '삐걱'…'생중계' 여부 논란도

野 "양당 대표 회담, 대선 TV 토론 아냐" 與 "민주, 회담 생중계 반대 명분 없어"

2024-08-21     이설아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오는 25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여야가 의제 조율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와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을 두고 이견이 크다. 회담 진행 방식에 대해서도 '생중계' 여부를 놓고 마찰을 빚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당초 전날 의제 조율과 회담 진행 방식을 놓고 실무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이날로 협상을 연기했다. 국민의힘은 '정쟁 정치 중단'과 금투세 유예를 포함한 '민생 회복', '정치 개혁 협의체 상설화' 등 3가지 의제를 제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과 '25만원 지원법' 논의를 주장했고, 회담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입장이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양당 대표 회담을 생중계하자는 국민의힘의 제안에 대해 "(한 대표가) 대표로서 자산이 없고 대선 후보로서 자산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대표께서 본질적이지 않은 지엽적인 문제를 연구 많이 하시는구나 생각이 들었다"며 "이건 대선후보, 더구나 TV토론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전날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민주당에 대표 회담을 전체 생중계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표 회담 전체 공개 제안은 한 대표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TV토론에 나가면 후보로서 좀 뜨지 않나. 그래서 그럼 '이재명 후보랑 비슷해지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한 게 아닐까 싶다"라면서도 "TV 생중계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한 대표가) 너무 원한다면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같은 민주당의 반응에 국민의힘은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생중계 방식은 말 그대로 형식의 문제일 뿐이고, 야당이 불쾌감을 느낄 이유가 전혀 없다"며 "반발 명분이 없다"고 꼬집었다. 곽 수석대변인은 "지난해 6월 이재명 대표는 (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공개 정책 대화'를 요구하며 '국민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비공개로 만나 노력하는 척하는 그림을 보여주겠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는 말도 했다"며 "1년 만에 입장이 달라진 거냐"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들 앞에서 여야 대표가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제안을 민주당이 정치적 이벤트라고 비하하는 것 자체가 정략적"이라며 "민주당이 여야 당 대표 회담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한 징검다리 정도로 여기는 게 아니라면, '불쾌' 운운 말고 진지하게 논의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당은 25일 회담 직전까지 회담 형식, 내용 등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