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친환경 전환 속도조절에 ‘과도기’ 사업은 인기
전기차 주춤에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 현대차, 하이브리드카 강세로 호실적 조선업도 과도기적 연료 ‘LNG’ 주목
2025-08-22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친환경 전환에 대한 속도 조절이 고개를 들면서 과도기적 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업계에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카 인기가 치솟고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하이브리카는 지난 1~6월 18만7903대가 등록됐다. 전년 동기보다 24.3% 늘어난 수치다. 이는 휘발유·경유·전기차가 모두 역성장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카가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와 충전 인프라 부족, 주행거리 압박 등을 모두 털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그 인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어지고 있고, 캐즘이 예상외로 더 오래 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라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 그 공백을 고연비의 하이브리드카가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카의 대표 제작사인 현대차그룹과 토요타그룹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시장 점유율, 수익성 방어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토요타·렉서스의 글로벌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191만50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이 약 43만대에 달하며 전년 동기보다 24% 늘었다. 이로써 올 2분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약 8조원)을 거두는 데 톡톡한 기여를 했다. 현대차·기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라는 새로운 대안으로 중장기적인 대응책도 마련하고 있다. EREV는 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 기존 하이브리드와 달리 대용량 배터리를 넣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골고루 가진 기술이다. 조선업계도 과도기적 연료로 통하는 액화천연가스(LNG)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선 환경 규제 수위를 강화하며 노후화된 선박 교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상위 10개 선사가 채택한 친환경선의 연료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연료는 LNG로 나타났다. LNG는 기존 화석연료보다 탄소배출량이 적고 연료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조선 '빅3'인 HD현대·삼성중공업·한화오션이 LNG 운반선 확대에 나선 배경이다. 올해 LNG 운반선 수요 역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선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