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글로벌 친환경 산업 패권 경쟁은 진행형
중국, 초대형 저탄소 계획 발표 日 녹색전환에 10년간 150조엔 투자
2025-08-22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친환경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주도권 싸움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친환경 산업 전환을 유도하는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도 초대형 투자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친환경 산업 촉진 정책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다. IRA의 목적 자체가 기후변화 대응과 청정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것이다. IRA는 미국의 친환경 산업 공급망 구축을 위해 역내 생산에 보조금을 지원한다. 여기에 중국 등 특정 국가의 공급망을 거치는 경우 규제가 이뤄진다. 실제 IRA 때문에 국내 자동차,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지 공장 증설을 결정해야 했다. 유럽연합(EU)도 그린딜 사업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이 일환으로 나온 것이 탄소중립산업법(NZIA)와 핵심원자재법(CRMA) 등이다. 모두 EU 역내 친환경 제조 역량을 제고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CRMA의 경우 핵심원자재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도 친환경 산업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지난달 친환경 산업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경제·사회 발전 가속화와 전면적 녹색전환에 관한 의결’을 발표했다. 공산당은 “전통 산업의 녹색·저탄소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철강·유색·석유화학공업·건축·제지·인쇄 등 업종의 녹색 저탄소 전환을 대대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2030년까지 에너지 절약·환경보호 산업이 15조위안(2850조원) 규모가 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비(非)화석에너지 소비 비중을 전체 25% 안팎으로 끌어올리고, 교통수단 전환 대비 탄소배출량 비중은 2020년보다 9.5% 낮추겠다는 목표다. 지난달 중국에서 판매된 전체 차량 중 절반이 친환경차로 나타났다. 중국승용차협회는 지난달 신에너지차(NEV)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50.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NEV는 순수 전기 자동차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모두를 포함한다. 일본 역시 친환경 산업 전환을 위한 막대한 민·관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탈탄소 성장형 경제구조 이행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민·관 투자계획은 향후 10년간 150조엔(1360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20조엔(181조원)을 지원금으로 내놓는 동시에 투자 지원 및 인센티브 중심의 제도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 특히 녹색전환(GX) 전략의 핵심 목표로 ‘경제성장’을 내걸고 배출권거래제 등을 포함해 성장 지향적 탄소 가격제를 표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