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틈 없는데"…한화오션, 노사 갈등에 납기 지연 반복되나
노조, 사측이 RSU 지급 약속 이행 어겨…조합원 고소도 남발 전면 파업 나설 경우 생산차질 불가피…납기 지연 문제 심화
2025-08-22 서영준 기자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의 노사 갈등이 고조되면서 납기 지연 문제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 노사는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지급 문제를 두고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RSU는 현금 성과급 대신 근속이나 성과 등 약정된 조건이 충족된 이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보상제도다. 한화오션 노사는 지난해 5월 실무협의체를 통해 '2023년 경영 실적에 따라 사측은 노조에게 RSU 300%를 지급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3년 간의 의무 보유 기간을 갖고 150%는 주식으로, 나머지 150%는 주식 가격에 연동한 현금으로 올해 2월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한화오션이 노사 합의로 설정한 경영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사측은 RSU 약정 조건상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 측은 당시 합의한 '경영 실적'이라는 단어가 선언적인 문구에 불과할 뿐이라며 지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15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하고 거제사업장에서 7시간 파업을 단행한 데 이어 이달부터는 집중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노조는 회사가 노조원을 상대로 무분별한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노조와 연대해 공동대응에 나서는 등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5차례에 걸쳐 조합원 110여명을 방위사업법 위반, 업무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조는 "헌법이 보장한 단체행동권을 불법 취급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노사 갈등이 깊어지면서 노조가 전면 파업 등에 나설 경우 납기 지연 문제가 심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지난달 한화오션은 HMM 측에 전달해야 할 컨테이너선 6척 중 4척의 납기일을 지키지 못해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납기일은 지난 6월 30일이었으나 오는 11월 25일로 미뤄졌다. 한화오션은 변경된 납기까지 컨테이너선을 건조·인도하는 한편 선주사 측과 지체상금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2018년 12월 수주한 잠수함구조함의 납기 지연 문제도 겪고 있다. 최초 납기일은 2022년 12월 15일이지만 수차례 연기 끝에 최근엔 아예 '미정'으로 변경했다. 해당 납기지연에 대한 지체상금은 계약금(4435억원)의 10%인 약 444억원까지 부과될 수도 있다. 납기 지연 이유는 영국 기업이 건조한 '심해구조잠수정(DSRV)'의 성능 평가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