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바이오기업 견제 수위 강화… 우시는 ‘매출 선방’

美하원, 9월말 中바이오기업 견제 위한 ‘생물보안법’ 통과 여부 결정 우시바이오, 美견제에도 전년대비 1.0% 매출 성장 美정치권, 자국 기업의 中임상시험 현황 점검 나서

2025-08-25     이용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미국 정치권이 중국 바이오기업의 활동을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추친하는 동시에, 자국 기업들이 중국군(軍)과 관련된 임상시험기관과 손을 잡지 못하도록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5일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생물보안법안이 9월말 예정된 하원 전체회의에 상정돼 통과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미국 언론 폴리티코는 논의에 관여한 4명의 관계자의 말을 인용, 하원 지도부가 최소 무역 기준과 해외 투자를 포괄할 수 있는 다양한 중국 관련 법안을 표결에 부칠 것으로 봤다. 정확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투표는 다음달 다양한 중국 관련 법안을 다루는 이른바 ‘차이나 위크’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물보안법안 추진에 대한 여파로 중국 바이오기업 우시앱텍의 올해 상반기 미국 매출이 처음으로 1.2% 감소했다. 우시앱텍의 2024년 상반기 전체매출은 172억4000만위안(약 3조2874억원)인데, 이중 미국 매출은 약 62%인 107억1000만위안(2조422억원)이다.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중국과 유럽 매출은 각각 2.8%, 5.3% 증가했지만, 미국은 1.2% 감소하고, 일본.한국 및 기타국가는 17.4% 감소했다. 반면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오히려 매출이 올라 비교적 선방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85억7000만위안(1조606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0% 증가했다. 특히 북미에서의 매출은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27.5% 증가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막대한 의약품 생산역량을 당장 포기하기 힘든 까닭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이 중국 기업은 물론, 이들과 관계된 글로벌 제약사까지 통제하겠단 방침을 밝히면서, 중국 바이오업계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미국 하원에서 생물보안법안 상임위원회 통과를 주도했던 중국공산당 선정위원회 의원들은 최근 미국 FDA 국장에게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 따르면, 의원들은 FDA에게 △중국인민해방군과 관련된 임상시험 실시기관에서의 임상시험 결과 검토 및 현장실사 현황 △중국인민해방군 관련 시설이나 위구르에서 임상시험을 실시한 미국 기업들에게 FDA가 통지했는지 여부 △기업들의 반응 △IP 및 기술이전 위험에 대한 평가 등 7가지 질문에 대해 10월 1일 이전까지 답변할 것을 요청했다. 의원들은 미국 제약회사들이 중국인민해방군 소속 의료센터와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관행을 지적하며, 이런 행위가 10년 이상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 릴리의 일부 임상시험이 인민해방군의 종합병원과 의과대학, 중국 공군 의과대학에서 진행됐다고 지적했으며, 화이자의 연구는 인민해방군 군사의학아카데미 산하 병원에서 진행됐다고 언급했다. 군사의학아카데미는 미국 상무부의 수출통제 리스트에 등재된 기관으로, 미 정부는 자국 기업이 이 기관에 잠재적인 국가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는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을 금지한다. 또 중국 내 위구르 무슬림에 대한 대량 학살을 자행한 혐의로 기소된 신장(黑龙江)의 병원들과 미국 제약회사들이 임상 연구를 진행해 왔다고도 경고했다. 중국 신장 자치구는 중국 내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이다. 의원들은 해당 지역 소수 민족에 대한 중국의 역사적 억압과 의료 차별을 감안할 때,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것에 윤리적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윤리문제를 차치하고라도 중국군과의 공동 연구 자체가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중국에서의 임상시험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견제에 나선 만큼, 기업들은 중국과의 관계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 미국 현지서 근무하는 글로벌 제약사 연구원은 “중국의 모든 기업은 사실상 중국 공산당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중국의 높은 생산능력과 풍부한 임상시험 역량을 포기하기 어려운 실정이나, 결국 바이오 시장 정점인 미국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면 중국과의 관계를 재고해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