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청약 광풍에… 정부, 무순위청약 개편 검토
기존 서민주거 안정 제도 취지와 맞지 않아
2025-08-25 김수현 기자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정부가 최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마비 사태까지 일으킨 로또청약 열풍에 무순위청약제도(일명 '줍줍')에 대한 개편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특정지역 집값만 경쟁적으로 오르는 최근 청약시장 분위기상 무순위청약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맞는지 문제의식을 갖고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순위 청약은 1·2차 청약에서 미달했거나 계약 포기 등으로 생기는 잔여물량에 청약을 다시 받는 제도다. 집값 급등되는 시기에는 무순위 청약이 소위 로또청약으로 불리며 과열 양상을 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21년 무순위 청약 자격을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그러나 이후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미분양 우려가 커지자 지난해 2월 민영 아파트 무순위 청약 요건을 대폭 완화해 거주 지역 및 주택 수 관계 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도록 했다. 줍줍 규제 완화의 첫 수혜는 규제 완화 직후인 지난해 3월 3일 무순위 청약을 공고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이 받았다. 누구나 줍줍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분양시장이 살아나다 보니 올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는 모두가 청약에 뛰어드는 현상이 다시 부활했다. 지난달 이뤄진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 1가구 무순위 청약에는 무려 294만4780명의 신청자가 몰리면서,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이 마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해당 물량이 지난 2017년 당시 분양가로 공급되면 시세 차익이 10억원가량 날 것으로 보이자 많은 이들이 몰려든 것이다. 이후 국토부는 현행 무순위 청약이 무주택자 주거 안정이라는 기존 청약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영주택 무순위 청약 요건을 다시 강화하는 방향으로 소폭의 제도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공공주택의 경우 민영주택과 달리 무주택이어야 무순위 청약에 신청할 수 있다. 당첨자의 불법 전매 및 부동산 공급 질서 교란 행위 등이 적발돼 주택을 회수한 뒤 재공급하는 계약 취소 주택에도 무주택 및 거주지 요건이 적용되고 있다. 동탄역 롯데캐슬은 무순위 청약과 함께 계약 취소 주택 4가구(신혼부부 특별공급 2가구·일반공급 2가구)를 대상으로 입주자를 모집했는데, 특별공급은 화성시에 거주하는 무주택가구 구성원과 혼인 기간 7년 이내라는 요건을 갖춰야 했다. 일반공급 대상자의 경우 화성시 거주 무주택 세대주로 제한돼 비슷한 시세 차익이 예상됐는데도 신혼부부 특별공급 재공급 신청은 9857명, 일반공급은 4만4031명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