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른 '민생' 경쟁…한동훈 '외연 확장'·이재명 '먹사니즘'

한동훈, '호남동행 특위' 등 정책 통해 열세 지역 겨냥 이재명, '기본사회' 위한 실용주의 정책으로 우클릭

2024-08-25     염재인 기자
여야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 대표가 각기 다른 목적으로 중도층 등 외연 확장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 중도층을 겨냥하는 가운데 '호남동행 특별위원회' 등 상대적으로 보수세가 약한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본사회'를 바탕으로 성장 등을 위한 '우클릭' 행보로 중산층 확보에 나서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호남동행 특위를 새롭게 가동하고 위원장으로 호남 출신이자 전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5선 조배숙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호남동행은 21대 국회 당시 여당이 추진했던 '서진 정책'이다. 당내 58명의 의원이 참여해 호남 지역에 '제2의 지역구 갖기 운동'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앞서 조 의원은 지난 6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오찬과 지난 19일 개최된 시도당위원장 간담회에서 "21대 국회 당시 정운천 전 의원이 추진했던 '호남동행'을 이어받겠다"는 취지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 대표는 호남동행과 관련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대표는 수도권특별위원회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중도층과 청년층 비율이 높은 수도권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정책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위 위원장으로는 지난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 지역에 출마한 오신환 전 의원이 검토되고 있다. 오 전 의원은 선거 격전지이자 '한강벨트' 지역인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 대표가 적극적으로 호남과 수도권 등에 집중하는 이유는 '외연 확장'이다. 상대적으로 보수 열세 지역인 해당 지역들을 겨냥한 전담 특위 등을 통해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으로 지지 기반을 닦으려는 목적이다. 실제 한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에서 △국민 눈높이 △유능 △외연 확장 등 변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대표가 추진하는 금투세 폐지 등도 외연 확장 일환이다. 그는 지난 22일 금투세 폐지 정책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중도층·청년층에 대한 정책에 시동을 건 바 있다. 아울러 취약계층 폭염 지원책과 청년 고독사 문제 해결 방안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적 메시지를 내왔다.

이 대표 역시 이른바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 최우선)'이라는 비전을 통해 '기본사회'를 강조한 민생 행보에 한창이다. 특히 먹사니즘은 이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어온 정치 철학이다. 

우선 이 대표는 지난 총선 공약인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22대 국회 첫 과제로 정하고 전통 지지층을 공고히 다지고 있다. 이는 정부가 25만원 이상 35만원 이하 민생회복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해당 법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되돌아온 상태다. 이에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오는 28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 추진을 검토 중이다. 

특히 이 대표는 최근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금투세·상속세 등 완화를 외치며 우클릭 행보를 통한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세제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정책 필요성 강조를 통해 양극화 심화로 소멸 위기에 처한 중산층 살리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여야 모두 세제 완화에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 대표는 이를 '먹사니즘' 관점에서 국민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목적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 대표가 제시하는 먹사니즘은 △성장 △분배 △중산층을 핵심 과제로 한다. 그중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한다. 다만 단순 분배가 아닌 '성장에 무게를 둔 분배'를 내세우고 있다. 즉 분배를 위한 성장을 통해 기본사회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성장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도 중산층과 성장 정책을 공부하는 포럼과 기본사회 연구모임 발족 등 이 대표의 먹사니즘을 뒷받침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