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고 준다고 늘린 ‘회전교차로’…오히려 사고 늘어

2025-08-26     김철홍 자유기고가
김철홍

매일일보  |  회전교차로가 13명의 엄청난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교차로 역주행 교통사고’ 소식 때문에 이슈가 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설치 목적은 교통사고 예방과 부가적으로 원활한 소통에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운전자는 사고 예방을 위해서 회전교차로 진입요령을 정확히 숙지하여 운전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런데 농촌과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회전교차로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에 비해 많은 운전자 특히 고령·여성운전자들이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을 숙지하지 못하고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추세다. 올바른 통행법을 제대로 숙지한 운전자가 36%에 불과하다는 한국교통연구원(한교원)의 설문조사 결과도 있지만, 실제 일반 교차로에 비해 통과하는 방식이 복잡한 탓도 있다. 지방의 어느 지역은 2015년 회전교차로가 세워진 이후 한때 ‘하루에 한 건 이상 사고가 난다’는 말이 있를 정도였고 또 한 지역은 시내에 있는 회전 교차로 사고가 빈번해 견인차가 상시 대기하고 있다는 지역도 있다. 회전교차로 내 대형 사고는 줄더라도 가벼운 접촉 사고는 오히려 오름세라는 지적과 함께 이러한 사고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 회전교차로는 운전자들이 서로를 인식하고 통과하려는 도로 교차점이다. 이런 구조 때문에 차량들이 서로 충돌할 위험이 있다. 회전교차로는 다양한 도로 운행 방식에 따라 여러 유형이 존재하지만, 대체로 중앙에 섬이 있는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곳에서는 차량들이 왼쪽에서 우회전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일방통행이 이뤄지기 때문에 사고 발생률이 높다. 즉 ​회전교차로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통행해야 한다. 만약 시계방향으로 통행하면 역주행이므로 굉장히 위험하다. 진입 시 운전자의 오른쪽으로 돌아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회전교차로에서 교통 안전성을 위해 운전자는 회전교차로 양옆에 차량이 없을 때 진입, 회전교차로 내부에서는 신호등·운전 방향 지시등·표지판 등의 규칙 엄수, 회전교차로를 벗어날 시 운전 방향에 따라 신호와 표지판 확인 후 명확히 차선 변경 등의 주의 사항을 지켜야 한다. 또한 운전자 대부분이 모른다는 회전교차로 진입 전에 있는 노면표시 ‘▽’(역삼각형)표시는 회전교차로에서 회전 차량이 통행우선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도로에 진입하려는 차량은 주의하고 양보하고 무리하게 진입지 말라는 도로표지다. 도로교통법에서는 회전교차로 진입하는 차량은 방향 지시등을 켜야 하고, 회전교차로 내에서 이미 진행하고 있는 다른 차량에게 진로 양보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위반 시 승용차 기준 3만원 벌금 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회전교차로 사고로 이어지는 운전자 주요 실책은 회전 교차로상 6시 방향에서 진입해 12시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운전자는 자신이 직진 차량이라고 여겨 회전 차량에 양보하지 않아 생기는 일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득력 있는 분석에 운전자들은 귀 기울여야 한다. 교통량이 적다고 무작정 회전교차로를 세울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한 후 지역에 맞는 형태로 설치해야 한다, 2010년 초반에 지어진 회전교차로 가운데 교통섬이 좁아 차량이 뒤엉키기 쉬운 구조가 그 대표적인 사례로 교차로 설계상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우회전 전용도로를 따로 설치하거나 색깔 유도선을 그려주는 식의 직관성을 높이는 설계도 운전자 안전을 위해 중요하다. 한교원 관계자는 “전국에 사고가 많은 회전 교차로의 문제점을 면밀하게 분석해 개선점을 모색하고 있고 진입 차량의 속도를 줄여주는 고원식 횡단보도나 운전자의 진입 방향을 안내하는 색깔 유도선을 점진적으로 회전 교차로에 적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 기회에 정부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적인 보완이나 시설 개선 등 획기적인 대책과 실행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운전자가 숙지하지 못해 일어나는 현실적인 사고에 운전면허시험장이나 운전면허학원의 회전교차로 등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시험 내용의 개선 및 보완도 뒤따라야 한다. ‘교통량이 적은 곳은 일반 교차로보다 회전교차로가 통행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탁월하고 농촌의 인구 감소가 회전교차로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교통 관련 기관의 직관성이 높지 않은 원론적인 입장은 좀 심하게 표현해서 ‘축구해설가 11명이 모이면 월드컵을 제패한다.’는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목숨이 달린 중요한 문제이기에 전쟁위험 같은 위기감으로 대처해야 한다. 생명이 소중하기에 다른 어느 정책보다도 우선이 되고, 어느 정책보다도 우선해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물론 이에 따른 교통법규 준수 등 안전을 위한 운전자의 노력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자동차가 인간의 이동성을 향상시키고 시간과 거리를 단축시키는 교통수단으로 존재하면서 차박이나 캠핑 등 여러 가지로 일상이 녹아 있는 한, 인간 그리고 운전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모두가 안전하고 일상의 행복을 위해 ‘소중한 생명이 최우선’인 사회시스템이 하루빨리 구축되길 기대해 본다.
 

김철홍 자유기고가(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