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외 추세는 댐 허물기
오래된 댐 허물며 물고기 가득 찬 강 복원
2025-08-26 김승현 기자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 발생에 ESG 실천이 대세로 떠오르자 해외 각국에서 오래된 댐을 허물며 생태 복원에 나서는 모양새다.
미국 지질조사국 ‘첨단 생태학과 진화’에 따르면 지난 1965년부터 2020년 사이 미국에서 철거된 댐은 668개로 투입된 비용만 15억2000만달러(2조원)에 달한다. 2022년까지 해체된 댐은 1916개로 해체 비용은 44억달러(5조6000억원)로 집계된다. 댐을 해체하는 가장 큰 목적은 물고기가 이동할 수 있는 하천 생태 복원이다. 실제 지난 1913년 미국 워싱턴주 엘와강에 건설된 엘와댐(높이 33m)과 지난 1927년 건설된 글라인즈캐니언댐(높이 64m)이 각각 2011년과 2014년에 철거됐다. 미국 정부가 3억2470만달러(4140억원)에 달하는 복원 사업을 진행한 주된 목적은 생태계 복원이었다. 지난해 11월 기준 미연방 에너지규제위원회는 오리건주 남부와 캘리포니아주 북부를 가로지르는 클래머스강 하류 댐 4개를 철거하는 안도 최종 승인했다. 4억5000만달러(5737억원)가 투입되는 철거 사업을 승인한 이유도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게끔 하기 위함이다. 유럽에서는 하천의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해 댐과 같은 불필요한 구조물을 해체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유럽에서 제거된 수중 장벽은 2020년 대비 137% 늘었다. 최소 239개 댐이 제거됐고 스페인은 가장 높은 댐(13m)을 포함해 강에서만 108개의 구조물을 제거했다. 이철재 생명의강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유럽에서는 ‘하천에 공간을’이란 운동이 펼쳐지는데 하천에 더 넓은 둔치와 습지 등을 확보하며 댐과 보 등 불필요한 구조물을 제거해 직선화한 강을 과거의 사행천으로 되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댐이 건설될 시 하천의 깊이나 온도, 주변 환경이 달라져 멸종위기 어종들은 사라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 물고기 이동 재단 관계자는 “강 등에 설치된 수많은 장벽은 1세기 이상 유럽의 강을 파편화시켰다”며 “댐 제거는 물고기가 가득 찼고 자유롭게 흐르는 강을 복원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로 유럽에서는 더는 경제적 기능이 없는 낡고 쓸모없는 장벽을 제거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오래된 댐과 보(장벽 등)를 제거함으로써 물고기가 가득 찬 건강한 강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는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